(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수도 베이징으로 출근하는 이들이 많이 사는 '베드타운'인 허베이성 옌자오에서 지난 1일 당국의 방역 정책에 항의하는 수천명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전했다.
베이징대와 베이징사범대, 중국정법대 등 최근 베이징의 대학생들이 학교의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를 펼친 데 이은 것으로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지난 1일 수천명의 옌자오 주민이 베이징으로 통하는 검문소 앞에 모여 베이징으로 출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시위를 펼쳤다.
옌자오는 허베이성 산허시 관할이지만 베이징에서 35㎞ 정도 떨어진 위성도시로 몸값을 키웠다. 베이징보다 집값이 싼 옌자오에서는 약 10만명이 매일 베이징으로 출퇴근한다.
옌자오는 지난 2년여 톈진, 베이징 등 인근 도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때마다 봉쇄됐으며, 가장 최근에는 베이징 차오양구에서 감염이 확산하면서 지난 4월 말부터 다시 봉쇄됐다.
전날 시위에 참가한 주민 마모 씨는 SCMP에 "검문소 앞에 2천∼3천명 가량이 모였다. 사람들은 베이징의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락해 줄 것과 봉쇄 해제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너무 많은 사람이 모여 놀랐다. 실로 감동적이었다. 어쨌든 이것은 매우 합리적인 요구이다"라고 덧붙였다.
차오양구에 있는 미디어회사에 다니는 마씨는 "매번 봉쇄될 때마다 정작 옌자오에는 감염자가 5명 미만이었다"며 "그런데 우리는 지린이나 상하이 같은 감염이 심각한 지역보다 훨씬 긴 기간 격리를 견뎌야 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영상에 따르면 주민들의 시위에 결국 산허시 당국자가 나서 48시간 이내 발급받은 코로나19 음성 증명서와 '통근 패스'가 있으면 베이징으로 격리 없이 출퇴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옌자오 당국은 지난 4월 봉쇄 전 베이징으로 출퇴근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이들의 신분을 증명하는 '통근 패스' 앱을 만들었다.
베이징의 게임 회사에 다니는 옌자오 주민 친모 씨는 올해 들어 겨우 한달 정도만 회사에 출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인터넷 업계에서 일하기 때문에 재택근무가 가능하지만 서비스 분야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은 이제 실업 상태가 됐다"며 "옌자오는 이제 더 이상 (베이징으로의) 출퇴근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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