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물가 5.4%, 근 14년만에 최고…경유 45.8%↑·밀가루 26%↑(종합2보)

입력 2022-06-03 10:23   수정 2022-06-03 15:26

5월 물가 5.4%, 근 14년만에 최고…경유 45.8%↑·밀가루 26%↑(종합2보)
석유류 등 공업제품·외식 등 서비스가 상승 견인…축산물도 올라
생활물가 6.7%↑…농산물·석유류 제외 근원물가 4.1%↑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곽민서 김다혜 기자 =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선을 뚫고 근 14년 만의 최고치인 5.4%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계속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억눌려 있던 소비 수요가 회복하면서 석유류와 가공식품, 외식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폭도 커졌고, 전기요금 인상으로 공과금도 크게 뛰었다.

◇ 물가 상승률 5% 뚫었다…5월 5.4%, 13년 9개월 만에 최고

3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4% 상승했다.
상승률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로 올라선 것도 2008년 9월(5.1%)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월 0.9%에 불과했으나 이후 꾸준히 올라 작년 10월(3.2%) 3%대에 진입한 데 이어 올해 3월(4.1%)과 4월(4.8%)에 4%대로 치솟았다.
지난달에는 전월(4.8%)보다 상승 폭이 0.6%포인트 확대됐다.
5%대 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6월 물가는 전월 대비로 0.4% 이상 하락하지 않는 한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4.3%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4.5%로 내다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2%로 전망했다.
정부는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해 말 2.2%를 제시했으나, 조만간 발표할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이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 공업제품·개인서비스가 물가 상승 견인…경유 45.8% 급등
지난 달 5%대 물가 상승률을 견인한 것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다.
공업제품의 물가 기여도는 2.86%포인트로 전체 물가 상승률의 절반에 달했다. 개인서비스 기여도는 1.57%포인트였다.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상승분이 전체 물가 상승률의 82%를 차지한 것이다.
공업제품은 국제유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영향으로 8.3% 올라 2008년 10월(9.1%)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유(45.8%), 휘발유(27.0%), 등유(60.8%), 자동차용LPG(26.0%)가 모두 오르면서 석유류는 34.8% 상승했다. 이 중 경유는 2008년 7월(51.2%)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밀가루(26.0%), 식용유(22.7%), 빵(9.1%)을 비롯한 가공식품도 7.6%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외식(7.4%)과 외식 외(3.5%)가 모두 올라 5.1% 상승했다. 이는 2008년 12월(5.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식 중에는 갈비탕(12.2%), 생선회(10.7%), 치킨(10.9%)이 많이 올랐다. 수요가 증가한데다 재료비, 배달비 등 운영경비가 줄줄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외식 외에는 보험서비스료(14.8%), 공동주택관리비(4.1%)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 축산물 12.1%↑, 전기·가스·수도 9.6%↑…생활물가 6.7%↑
최근 오름세가 주춤하던 농축수산물도 4.2% 올라 전월(1.9%)보다 오름폭을 확대했다.
농산물은 0.6% 내렸지만, 축산물이 12.1%, 수산물은 2.7% 각각 올랐다.
사료비와 물류비가 오른 영향으로 축산물 중 돼지고기(20.7%), 수입 쇠고기(27.9%), 닭고기(16.1%), 국산 쇠고기(2.7%) 가격이 뛰었다.
전기요금이 4월에 오르고 가스요금도 4월과 5월 연달아 오르면서 전기·가스·수도는 2010년 1월 집계 시작 이후 최고치인 9.6% 상승률을 보였다.
전기료와 도시가스료가 나란히 11.0%씩 상승했고 상수도료도 3.5% 올랐다.
집세는 2.0%, 공공서비스는 0.7% 각각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7% 올라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1%로 2009년 4월(4.2%) 이후 최고치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한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 등 오름폭도 확대됐다"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요인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harge@yna.co.kr, mskwak@yna.co.kr, momen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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