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 비앙키 부대표 로이터 인터뷰서 밝혀
"미중 경제관계 장기적으로 재편성하는 데 집중"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으로 야기된 새로운 경제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고율관세 인하 방안을 비롯해 중국을 겨냥한 무역 기조에 변화를 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세라 비앙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2일(현지시간) 자사와 인터뷰에서 "미 정부는 대중국 관세 전반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비앙키 부대표는 "(대중 무역에 관해) 전략적으로 고려할 초점이 바뀜에 따라 관세 인하와 중국의 통상관행에 대한 새로운 조사 등을 포함해 잠재적인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그는 무역 당국이 중국의 장기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정말 합리적으로 대중 관세 구조를 마련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부연했다.
비앙키 부대표는 "중국의 (산업 보조금 등) 비시장적 관행과 (외국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등) 경제적 강압과 같은 우려의 일부에 초점을 두고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장기적으로 확실히 재편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앙키 부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중국산 제품에 부과했던 고율관세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불공정 통상관행이 경제적 침략이고, 이를 바로잡도록 압박하겠다며 무역법 301조를 토대로 광범위한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물렸다.
중국의 수출품이 미국의 기술을 도용하거나 부당한 보조금 지원을 받아 만들어지는 등 공정한 룰을 어겼다는 이유였다.
이에 따라 3천억 달러 이상의 광범위한 중국 제품에 고율 관세 부과 대상이 됐고, 바이든 행정부 출범 뒤에도 이런 규제가 대체로 유지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에 직면하면서 고율 관세 문제가 재검토 대상에 오른 상황이다.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는 관세 철폐 여부를 놓고 의견이 갈린 상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대중 관세 일부가 소비자와 기업에 더 큰 피해를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관세의 철폐 필요성을 거론한 반면,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중국의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지 않은 채 관세를 철폐하는 건 전략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줄곧 고율 관세에 반발해왔다. 친강 주미 중국대사는 "고율 관세는 중국만 다치게 하는 게 아니라 미국에도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앙키 부대표는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는 사실상 관세 인하가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 고율관세 면제 품목이었다가 2020년 말 면제 혜택이 종료된 549개 품목 중 자전거 부품과 전기 모터 등 352개 품목에 대해서는 지난 3월 면제 조치를 복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 하원 의원 140명 이상이 고율관세 면제 품목을 더욱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유불리에 따라 대중국 고율관세 존폐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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