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조용한 확산은 글로벌 방역체계의 실패"

입력 2022-06-03 10:40   수정 2022-06-03 11:03

"원숭이두창 조용한 확산은 글로벌 방역체계의 실패"
2017년부터 유럽 등서 인간 대 인간 감염 지속한듯
전문가 "경고에도 통제 않아"…인간·짐승 넘나들라 우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원숭이두창 확산은 아프리카 고유의 풍토병이 다른 지역에서도 크게 유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지 못한 글로벌 방역체계의 허점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CNN방송은 2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의 조용한 확산은 세계에 경종을 울릴지도 모른다'는 기사를 통해 원숭이두창 확산과 관련해 오랫동안 경고가 있었음에도 세계 방역시스템이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뤘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에든버러대학 진화생물학 연구팀은 최근 '원숭이두창이 적어도 2017년 이후에는 사람 간에 지속적으로 전파됐다'는 내용의 초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바이러스의 유전자 서열을 분석해 본 결과, 올해 영국에서 발견된 첫 번째 원숭이두창 환자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싱가포르, 이스라엘, 나이지리아, 영국에서 발견됐던 환자들과 연관성이 있었다.
이는 원숭이두창이 오래전 아프리카에서 각국으로 유입돼 지역사회에서 확산하다가 특정한 계기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말이다.
진화생물학자인 마이클 워비 애리조나 대학 교수는 에든버러대 연구결과와 관련해 발병이 해당 지역에 오랫동안 진행됐던 것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마이클 교수는 "이는 원래 풍토병이 있었던 자원이 제한적인 지역에서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고 그 감염병이 원점에서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전에 통제하지도 않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숭이두창이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를 넘어서 유행할 수 있다고 왜 생각하지 않았는지를 묻는 것은 이 시점에서 아주 좋은 질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학 전문가인 앤 리모인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는 "원숭이두창이 실제로 얼마나 퍼졌는지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0년간 원숭이두창을 연구한 리모인 교수는 2010년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기고한 글에서 "만약 원숭이두창이 아프리카 밖의 야생동물 서식지로 번진다면 공중보건의 후퇴는 되돌리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전파력이 낮은 수준이라도 사람 간 감염이 지속해서 발생한다면 원숭이두창이 원래 없었던 지역의 동물들이 (사람에 의해)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원숭이두창이 향후 본격적으로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자리 잡게 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는 이 바이러스에 대해 상당히 많이 알고 있지만, 모든 것을 알고 있지는 못하다"면서 "우리는 이 질병을 매우 신중하게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고 진단하고 있다.
다만, 어린이와 면역저하자 등 중증 위험이 높은 집단으로 번질 경우 공중보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WHO 지난달 29일에는 "위험에 처한 집단에서 더 이상의 확산을 통제하고, 일반 인구로의 전파를 방지하고, 풍토병이 아니었던 지역에서 원숭이두창이 임상적인 질환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가들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이클 워비 교수는 "우리가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위가 이 질병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안심하라고 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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