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몰라도 클릭으로, 말로 앱 만든다…노코드·로코드

입력 2022-06-05 09:30   수정 2022-06-05 11:02

코딩 몰라도 클릭으로, 말로 앱 만든다…노코드·로코드
MS·구글·LG CNS·네이버·업스테이지 등 관련 서비스
'플랫폼 내 개발' 범용성 부족…보안성 우려도 제기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컴퓨터 언어로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프로그램을 만드는 코딩은 문법 등 기초 개념을 충분히 익히지 않고서는 손대기가 쉽지 않다.
프로그래밍을 배워 볼까 싶다가도, 검은 모니터 화면을 가득 채운 알파벳과 갖가지 특수기호. 무슨 뜻인지조차 알 수 없는 키워드와 함수로 구성된 수천, 수만 줄의 코드를 보면 숨이 막힌다는 이들이 많다.
파이썬, 루비 등 상대적으로 쉬운 언어도 있지만, 여전히 장벽은 높다.
5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코딩을 하지 않거나, 최소한의 코딩 작업만 하더라도 앱·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노코드'(no-code), '로코드'(low-code) 서비스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노코드는 코딩 없이 음성이나 클릭, 드래그 앤드 드롭 등 직관적인 명령 입력으로 개발을 하는 과정을 뜻한다. 포토샵이나 워드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관련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몰라도 이미지·문서를 만드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듯이 코딩 방법을 알지 못하는 비전공자라도 앱이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로코드는 노코드와 달리 기본적인 코딩 능력이 필요하기는 하다. 하지만 코딩을 최소화하는 가이드를 제공해 개발자들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돕는다. 개발자가 코드를 입력하는 과정을 최소화해 업무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코로나19 비대면 일상화에 급성장…3년 뒤 시장 배로 확대
업계에서는 노코드·로코드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의 일상화와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DX) 가속화에 따른 개발자 구인난 속에 더욱 중요도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발자 충원이 어려워지자 간단한 프로그래밍은 비개발 직원들이 노코드·로코드를 활용해 직접 해결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코드, 로코드를 쓰면 과거와 달리 개발자를 거치지 않고도 본인이 잘 아는 업무 아이디어를 스스로 프로그램화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을 높이고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노코드·로코드 시장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은 지난해 169억 달러(약 21조 2천억 원)였던 세계 노코드·로코드 시장 규모가 올해 217억 달러(27조2천억 원)로 불어나고, 2025년에는 455억 달러(56조 9천억 원)가 되리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리서치·컨설팅 기업 가트너는 2024년까지 노코드·로코드로 개발된 업무용 앱이 전체의 65%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 해외 IT 공룡들이 상용화 이끌고 국내 기업도 가세
글로벌 기업들은 일찌감치 노코드·로코드 플랫폼을 내놨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5년 공개한 '파워앱스'에서 템플릿으로 앱 개발에 필요한 코딩을 구현했다. 지난해에는 인공지능(AI) 언어 모델을 적용해 일상 대화 수준의 지시로도 개발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구글은 2020년 1월 미국의 노코드 플랫폼 스타트업 '앱시트'를 인수했다. 앱시트에선 엑셀이나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앱에 포함할 데이터를 선택하고 어떤 모양으로 앱을 만들 것인지를 클릭하기만 하면 쉽게 개발을 할 수 있다.
해외 기업들과 비교하면 늦은 편이지만 국내 기업들도 노코드·로코드를 활용한 기술을 속속 내놓고 있다.
디지털전환(DX) 전문기업 LG CNS는 지난해 3월 노코드에 기반한 '데브온 NCD(No Coding Development)'를 무료로 배포했다. 각종 기능을 아이콘으로 표시하고, 프로그램 작동 과정을 순서도로 시각화해 마우스만으로 손쉽게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네이버가 지난 2월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클로바 스튜디오' 역시 노코드 도구다.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를 적용해 사용자가 몇 가지 예시와 지시문만 입력하면 코딩 없이도 원하는 서비스가 만들어진다. 정식 출시는 올해 중 이뤄질 예정이다.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올해 9월을 목표로 노코드·로코드 기반 기업간거래(B2B) 솔루션 'AI Pack' 출시를 준비 중이다. AI Pack은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에 최적화된 AI 기술을 쉽게 만들고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활석 업스테이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 분야에서도 서서히 표준화·자동화가 진행되면서 노코드·로코드를 도입할 수 있게 됐다"면서 "노코드·로코드는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장벽을 낮추는 중요한 수단이자 프로그램 제작 효율을 급격히 높일 수 있는 도구로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코드·로코드가 보편화되면 이를 통해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자가 만들 일은 점차 없어지고, 로코드·노코드로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무가 많아질 것"이라며 "(복잡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개발자들에 대한 수요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범용성 낮고 보안 취약 우려도…"철저한 보안 강화절차 거쳐야"
이처럼 노코드·로코드가 업무 효율을 높이고 개발자의 역할도 일부 대체할 수도 있으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해진 플랫폼 안에서 개발해야 하기에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기 어렵고, 한 번 프로그램을 만들고 나면 기능 추가도 어려운 등 사용에 제약이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지난해 발표한 '2022년 소프트웨어산업 10대 이슈 전망'에서 노코드·로코드를 언급하면서 "개발 수준의 범위가 플랫폼 지원 기능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범용성을 갖기에는 현재 시점에서 한계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노코드·로코드로 만든 프로그램이 보안에 취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본적으로 외부 업체가 미리 해 둔 코딩을 활용하는 방식이어서 100% 신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 사이버 보안업계 관계자는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이 아닌 곳에서 개발된 프로그램은 미리 구현된 코드 내 보안 취약점 등으로 인한 보안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노코드·로코드 개발도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시큐어 코딩·보안 테스트 등 기존 개발과 동일한 수준의 보안 강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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