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4월 말 서울 소재 업종별 외식업체 운영자 5명 심층 조사
"배달 주문 줄어 매출 타격…원상회복까지 반년은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지만 아직 매출이 늘지 않은 외식업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업체는 거리두기가 시행될 때보다 매출이 외려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5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2년 1분기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 보고서를 공개했다.
조사팀은 지난 4월 27∼29일 서울 소재 외식업체 운영자 5명을 대상으로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영향 등 업계 이슈에 관한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조사 시점은 정부가 4월 18일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한 후 약 열흘이 지난 때로, 6월 현시점의 경기 상황과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
면접에는 커피숍, 한식당, 치킨집, 술집, 중식당 대표가 각각 참여했다.
이들 중 4명은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변화를 아직 체감하고 있지 못하다고 답했다.
커피숍을 운영하는 A씨는 "오후에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이 많아야 매출이 늘 텐데 2년간 거리두기를 해온 만큼 아직은 고객들이 방문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한 번에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술집을 운영하는 B씨는 "영업시간 제한은 없어졌지만 그만큼 손님들이 다양한 지역을 탐방하는 것 같다"면서 "번화가가 아닌 곳에서는 매출이 더 오르진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C씨는 "코로나19 때가 외려 매출이 더 많았다"며 "거리두기 해제 이후 매장 고객은 늘었지만 그간 주요 매출원이었던 배달주문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매출이 이른 시일 내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D씨는 "단체 손님이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늘어나 매출이 원상 회복되려면 앞으로 6개월은 더 지나야 하지 않나 싶다"고 언급했다.
면접에 참여한 이들 외식업주는 또한 최근 식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커피숍 점주 A씨는 "최근 월별 식재료 비용이 작년보다 25∼30%는 증가했다"면서 "커피나 우윳값이 가장 많이 올라서 '남는 게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외식업주들은 식재료 가격이 오른 만큼 메뉴 가격을 이미 인상했거나 향후 인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제시한 제품값 인상폭은 평균 10%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외식업주들의 경영 상황이 신속하게 나아지려면 세제 혜택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학교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조사팀에 "세제 혜택과 더불어 영업시간을 제한하지 않고도 업체들이 방역을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른 대학교의 외식상품학과 교수는 "외식상품권과 지역화폐 혜택 등 인센티브를 통해 소비를 활성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신용담보대출금 등 지원금 규모를 늘리는 것도 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