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스 대안 찾는 유럽 "이스라엘·이집트와 곧 계약"

입력 2022-06-04 15:53  

러시아 가스 대안 찾는 유럽 "이스라엘·이집트와 곧 계약"
이스라엘산 가스 이집트서 액화해 EU에 공급할 듯
이달 하순 EU 집행위원장 이집트 방문 때 계약 체결 전망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유럽연합(EU)이 이스라엘 및 이집트와 조만간 가스공급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이집트 국영 일간 알아흐람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리베르 버르헤이 EU 확대 담당 집행위원은 이 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EU는 며칠 내로 이스라엘, 이집트와 가스 공급에 관한 3자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이집트에서 액화(液化)한 뒤 유럽에 공급하는 것이 협정의 골자라고 그는 설명했다.
버르헤이 집행위원은 "이 협정을 통해 (EU와 이집트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수준의 협력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며 "이집트는 유럽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자가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유럽이 최소 170억㎥의 가스 수입을 원한다면서, 2주 후로 예정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이집트 방문 기간에 계약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하순 카이로에서는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회원국으로 참여하는 동지중해 가스 포럼(EMGF)의 장관급 회의가 열린다.

버르헤이 집행위원은 또 향후 이스라엘산 천연가스의 운송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액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가스관을 통해 운송하는 방식에 대한 협의도 희망하며, 멀게는 가스 대신 이집트산 수소를 연료로 수입하는 미래의 협력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는 2018년부터 천연가스를 자급하고 있으며 이후 수출량을 점차 늘려왔다.
지난해에는 200만t 규모의 천연가스를 유럽 대륙에 수출했으며, 2021-2022 회계연도 말께는 전체 수출량을 750만t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이스라엘은 타마르, 리바이어던 등 2곳의 지중해 해상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를 액화 시설이 있는 이집트에 공급하고 있다.
양국은 유럽의 연료 대란 이후 천연가스 공급 확대를 위해 가스관 추가 건설 방안 등을 논의해왔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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