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게이트' 영국 총리 운명은…이번 주 불신임투표 할 수도

입력 2022-06-05 20:46  

'파티게이트' 영국 총리 운명은…이번 주 불신임투표 할 수도
이달 보궐선거 결과 후 혹은 아예 안할 수도…존슨 총리는 낙관
보수당 의원 15% 이상 불신임 의견 내면 투표…과반이면 총리 교체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파티게이트'로 인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처지다.
영국 언론 매체들은 이르면 이번 주, 혹은 이달 23일 보궐선거 결과가 나온 뒤 의회에서 총리 불신임투표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 일 없이 지나갈 가능성도 있다.
더 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존슨 총리가 소속된 집권 보수당 내에서는 투표일을 8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존슨 총리 반대파에서는 이미 67명이 불신임 투표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BBC도 존슨 총리에 비판적인 보수당 의원이 "투표일이 다음 주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BBC가 현재까지 파악한 인원은 28명이다.
총리 불신임투표가 개최되려면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위원장에게 보수당 하원 의원(359명)의 15%(54명) 이상이 불신임 투표 서한을 보내야 한다.
지금까지 의견을 제출한 의원 숫자는 브래디 위원장만 알고 있다.
의원들은 여왕 즉위 70주년 기념 플래티넘 주빌리 연휴 중 여론을 듣고 6일 의회로 돌아와서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불신임투표에서는 보수당 의원의 과반(180명 이상)이 반대표를 던지면 총리가 교체되는데 이미 반대표가 최대 190표 확보됐다는 의견도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반면 한 고위급 의원은 BBC에 "나라면 보궐선거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가 선거 승리를 이끌 지도자감이 아니라는 점이 더 뚜렷하게 확인돼서 불신임 승산이 커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이다.
이번 보궐선거에선 두 지역 모두 보수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 지역은 자유민주당이 위협하고 있고 다른 지역은 보수당이 2019년 노동당에서 뺏어온 곳이다.
불신임을 추진하는 쪽의 입장에서는 자칫 서둘렀다가 존슨 총리가 신임을 받으면 1년간은 불신임투표를 할 수 없게 된다는 위험이 있다.
BBC는 존슨 총리가 조만간 불신임투표가 개최될 경우의 결과에 상당히 낙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가디언지도 내각 각료 숫자 등을 고려하면 존슨 총리는 이미 과반을 확보해놨다고 분석했다.
한 전직 각료 의원도 더 타임스에 "6∼7일에 열릴 확률은 55%, 23일 보궐선거 이후가 될 확률은 80%"라고 말했다.
차기 총리후보감이 뚜렷이 떠오르지 않는 점도 존슨 총리에겐 유리하다.
그나마 유력하던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은 이번에 존슨 총리와 함께 봉쇄 중 파티 참석으로 범칙금을 부과받았다.
다만 존슨 총리가 근소한 표 차로 이길 경우 당장 자리는 지키더라도 정치적 입지가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에 참석하려다가 보수적인 왕실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다.
테리사 메이 전 총리는 2019년 불신임투표에서 200대 117로 신임을 얻었다가 6개월 후에 물러났다.
그렇다고 해도 존슨 총리는 순순히 물러나는 스타일은 아니다.
9일엔 주택 구매 지원 정책을 발표하고 다음 주에는 수낙 재무장관과 함께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며 자신이야말로 영국에 필요한 총리라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봉쇄 규정을 어기고 파티에 참석했다가 경찰에서 범칙금을 부과받고 재임 중 법을 어긴 첫 총리가 됐다.
파티게이트는 작년 12월 불거진 이래 내내 영국 정치권을 뒤흔들었으며 최근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이 패배한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지난달 24∼25일 유고브 설문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은 31%로 노동당(39%)보다 낮았다.
경찰 조사가 끝나며 잠잠해지는 듯했으나 지난달 25일 발표된 조사보고서에서 총리실 기강이 엉망진창이었음이 드러나면서 갑자기 크게 불이 붙었다.
보고서 발표 다음 날 정부가 물가상승에 대응한 가계 지원정책을 발표했지만 체감효과가 미미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쏠리던 관심도 약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존슨 총리의 윤리 보좌관이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나 부인인 캐리 여사의 파티에 관해 이런저런 설이 계속 흘러나오는 점도 부담이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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