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DI, 액슨의 유럽 동향 보고서 소개…"통신사업자 인식 반영했다"고 평가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각국 정부가 글로벌 빅테크·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와 통신사업자 사이의 협상을 조정하고 네트워크 사용에 대한 보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유럽에서 나왔다.
7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이러한 동향을 담은 '유럽에서의 망 사용료 논의, 액슨(Axon)의 인터넷 생태계 보고서 소개'를 공개했다.
이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사가 있는 투자자문회사 액슨 파트너스 그룹이 지난달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를 통해 공개한 보고서 '유럽의 인터넷 생태계'를 발췌·요약한 것이다.
KISDI의 요약 소개에 따르면 액슨은 통신과 빅테크·OTT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성장하던 구조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빅테크·OTT 업계의 성장은 지속되고 있지만, 반대급부로 통신사업자들은 정체·위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액슨은 글로벌 인터넷 트래픽이 소수의 빅테크·OTT 사업자들에 의해 빠르게 증가했으나, 연간 최대 400억 유로(약 53조6천856억원)에 달하는 네트워크 투자·유지 비용은 통신사업자들에게 전가됐다고 진단했다.
액슨은 빅테크가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현재 네트워크 시장 상황을 '시장 실패'로 규정하면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분쟁조정기구 등 글로벌 빅테크·OTT 사업자가 통신사업자에게 망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며 규제기관, 의회, 법원 같은 국가기구가 이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6대 빅테크 기업이 연간 200억 유로(약 26조8천428억원)씩 부담하면 2025년까지 720억 유로(약 96조6천34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리라고 예측했다.
다만 보상에 대한 액슨의 제안은 원론적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구체적인 정책대안·프로세스는 다루고 있지 않다고 KISDI는 전했다.
KISDI는 액슨의 주장이 최근 데이터 트래픽 급증에 대해 국내·외 통신사업자들이 가지는 인식을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또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글로벌 빅테크·OTT 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망 사용료와 관련해 이들 기업의 기여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티에리 브르통 내부 시장 담당 EU 집행위원은 지난 3월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법안을 준비해 올해 말께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에 글로벌 빅테크·OTT 사업자들은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어 앞으로 망 사용료와 관련된 논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이라고 KISDI는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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