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세계개발자대회 대면행사서 iOS 16 새 기능 소개
잠금화면 맞춤화·문자 수정·애플페이 무이자할부 기능도 도입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올가을부터 아이폰 이용자들은 가족이 함께 찍은 사진을 한데 모아 가족끼리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은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본사 애플파크에서 연례 개발자 행사인 '세계개발자대회(WWDC) 2022'를 열고 올가을에 도입할 아이폰 소프트웨어 iOS 16의 새로운 기능을 공개했다.
WWDC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2020, 2021년에는 온라인으로만 열렸다가 올해 3년 만에 처음으로 대면 행사로 개최됐다.
iOS 16의 눈에 띄는 기능은 '아이클라우드 공유 사진 라이브러리'다.
최대 6명의 가족이 각자의 아이폰으로 찍은 가족 사진을 한데 모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다. 특정한 날짜 이후로 찍힌 사진, 또는 특정 인물이 들어간 사진만 골라서 공유 라이브러리로 보낼 수 있다.
사진을 찍을 때 화면에 뜨는 '공유 라이브러리' 버튼을 눌러 사진을 찍는 동시에 곧장 라이브러리에 사진이 공유되도록 할 수도 있다.
이렇게 가족 구성원 각자가 참여해 만든 공유 라이브러리는 같은 행사,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더라도 각자의 아이폰에만 저장돼 있던 사진을 가족이 모두 함께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잠금 화면을 개인 취향이나 필요에 따라 다채롭게 개인화·맞춤화할 수 있는 기능도 나온다.
컬러 필터나 사진의 배경, 시계의 글씨체·색상 등을 각자 취향에 맞게 변경할 수 있고, 잠금 화면에 표시될 각종 위젯을 잠금 화면에서 바로 편집할 수 있다. 날씨나 일정, 배터리 잔량 등 각종 위젯 중 필요한 게 표시되도록 하는 것이다.
확인하지 않은 각종 알림이 여러 개 쌓이면서 잠금 화면을 뒤덮는 것을 막도록 앞으로는 화면 하단에 하나씩 넘겨가며 확인하는 방식으로 표시된다. 원하면 아예 알림이 표시되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
또 이처럼 맞춤화된 잠금 화면을 여러 개 만들어두고 이를 번갈아 사용할 수도 있다.
특히 맞춤형 잠금 화면을 집중 모드와 연동해 쓸 수도 있다. 근무 시간에는 '일하기' 집중 모드용 잠금 화면을 사용하면 회의 일정과 할 일 목록만 보여주는 위젯이 표시되고, '개인' 집중 모드용으로 바꾸면 사적인 알림이나 취미와 관련된 알림이 뜨도록 할 수 있다.
문자 메시지에는 당혹스러운 오타가 들어간 메시지를 곧장 수정해 다시 보낼 수 있는 기능이 도입된다. 메시지의 '보내기' 버튼을 누르자마자 존댓말을 써야 할 자리에 반말로 메시지가 갔다거나 오타로 엉뚱한 내용을 보냈을 경우 이를 바로 고칠 수 있다.
보낸 메시지를 아예 삭제하거나, 당장 답변하기 어려운 메시지는 나중에 답할 수 있도록 이를 '읽지 않음'으로 바꿀 수 있다.
화상통화를 하면서 같은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셰어플레이'는 문자 메시지로도 확대돼 문자를 주고받다가 함께 영화나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이미지 인식 기능의 발달로, 사진 속 동물이나 랜드마크 건물 같은 피사체를 손가락으로 꾹 누르면 이 동물이나 랜드마크의 이미지만 따로 떼어내 메시지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보낼 수 있게 된다.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엔 '애플페이 레이터'(later)가 도입된다. 애플페이 결제 대금을 최대 6주에 걸쳐 4번에 나눠 납부할 수 있는 일종의 할부 서비스인데 수수료나 이자를 부과하지 않는다.
또 애플페이로 구매한 물건의 배송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애플페이 주문 추적 서비스도 온라인 쇼핑몰 쇼피파이부터 시작한다.
애플지도에는 경로 안내 때 최대 15개까지 중간 기착지를 입력할 수 있다. 여러 곳을 거쳐가는 경로를 안내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 운전 중에는 시리를 이용해 중간 목적지를 추가할 수도 있다.
자동차용 애플리케이션인 '카플레이'는 각종 차량 정보를 더 긴밀히 통합하는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차량 내 인스트루멘털 클러스터를 통째로 카플레이가 통제하면서 주행 속도와 RPM 수치, 잔여 연료 등이 카플레이에 표시되고 실내온도나 라디오도 카플레이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은 완성차 업체들이 내년부터 이처럼 새로운 카플레이 기능이 적용되는 차량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3년 만에 처음 대면으로 열린 행사장의 제품 체험관으로 이용된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찾아와 신제품을 둘러보고 개발자·언론 등과 사진 촬영도 했다.
쿡 CEO는 "3년 만에 대면 행사를 하니 개발자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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