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안먼 시위 추모 주홍콩 외국 영사관에 항의 서한

입력 2022-06-07 10:39  

중국, 톈안먼 시위 추모 주홍콩 외국 영사관에 항의 서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톈안먼 민주화시위 33주년 추모에 나섰던 홍콩 주재 외국 영사관들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해당 서한을 입수해 7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 외교부의 홍콩 사무소인 주홍콩 특파원공서가 지난 4일 톈안먼 민주화시위 33주년을 공개적으로 추모한 홍콩 주재 일부 서방 영사관에 다음날 항의 서한을 보냈으며, 한 유럽 고위 외교관이 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그중 한 영사관에 보내진 서한에는 "중국의 진지한 입장과 사전 경고를 무시한 채 귀하의 사무소는 지난해의 잘못된 행동을 반복했고 소위 '6월 4일 촛불 추모'를 지원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계정에 6월 4일 사태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들을 올려놓는 것을 고집했다"고 적혀 있었다.
서한은 이어 "위에 언급한 귀하의 사무소의 행동들은 국제법의 원칙과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국제 관계의 기본 규범을 심각하게 짓밟는 것"이라며 "그에 대해 강력하고 단호한 반대와 엄중한 항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홍콩 주재 미국과 캐나다 총영사관은 해당 서한에 대한 입장을 밝히길 거부했다고 SCMP는 전했다.
앞서 SCMP는 주홍콩 특파원공서가 톈안먼 시위 33주년을 앞두고 주홍콩 미국 총영사관 등 서방 외교 공관에 톈안먼 사태와 관련해 어떤 공개적 입장 표명도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서방 외교관들은 중국 정부가 톈안먼 추모와 관련해 이런 요구를 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방 공관들은 중국 정부의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4일 공개적으로 톈안먼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은 바깥에서 볼 수 있도록 건물 창가에 전자 촛불을 대거 밝혔고, 페이스북에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성명을 올려놓았다.
블링컨 장관은 4일 성명을 통해 톈안먼 시위에 대한 유혈진압을 "잔인한 폭력"으로 규정하고 "용감한 개인들의 노력은 잊히지 않을 것"이라며 "매년 우리는 인권과 근본적 자유를 위해 일어섰던 사람들을 기념하고 기억한다"고 밝혔다.
주홍콩 EU 사무소는 공식 트위터에 촛불 사진과 함께 "33년 전 중국의 폭력적 진압은 세계에 충격을 줬다. EU는 언제나 전세계에서 평화롭게 자유와 인권을 옹호하는 이들과 연대한다"는 나빌라 마스랄리 EU 대변인의 트윗을 올렸다.
홍콩 주재 네덜란드, 프랑스, 핀란드 영사관의 공식 트위터도 마스랄리 대변인의 트윗을 리트윗했다.
브라이언 데이비슨 주홍콩 영국 총영사는 성명을 통해 "나는 탄압의 목격자였다"고 밝혔다.
주홍콩 캐나다 영사관은 페이스북에 과거 홍콩에서 열린 촛불집회 사진을 올리며 "평화로운 집회는 인권이다. 캐나다는 자신들의 권리 행사가 가로막힌 모든 이들과 함께한다"고 했다.
주홍콩 호주, 폴란드 영사관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톈안먼 민주화시위를 추모하고 홍콩 시민과 연대의 뜻을 밝혔다.
톈안먼 민주화시위는 1989년 6월 4일 중국공산당과 정부가 인민해방군을 동원해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 100만명을 탱크 등 무력으로 진압한 사건이다.
중국에서는 이를 언급하는 것이 금기인 가운데, 30여년간 대규모 추모 촛불 행사를 진행해온 홍콩에서도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 후 관련 행사가 금지됐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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