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132엔 돌파…엔화 가치 20년만에 최저

입력 2022-06-07 13:33   수정 2022-06-07 14:11

엔·달러 132엔 돌파…엔화 가치 20년만에 최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최근 20년 사이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인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서 20년 만의 최저치를 새로 썼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7일 엔·달러 환율은 한국시간 오전 10시 31분 현재 달러당 132.7538엔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002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유로화 대비로도 7년 새 최저를 나타냈다.
블룸버그는 유가 등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일본 당국의 엔저 정책에 대한 일본 가계와 기업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에 대한 추측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장분석가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긴축적 통화정책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기술적으로 다음 환율 목표치는 135.15엔이라고 봤다.
미국 등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이 경기 부양 통화 정책을 고수하면서 엔화 가치는 연초 달러당 115엔대에서 현재 130엔대로 급락했다.
일본은행이 엔저를 용인하는 이유로는 저물가와 국채이자 부담이 주로 꼽힌다.
일본은행은 금융완화와 엔저로 기업 투자 증가와 수출 기업의 실적 개선을 꾀하고, 이를 통해 임금 인상과 소비 확대가 뒤따라 물가가 상승하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기업의 공장 해외 이전 등으로 최근 엔저는 물가 상승만 부추기고 긍정적 효과는 예전만 못한 '나쁜 엔저'라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 "정부가 시급성을 갖고 환율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도 "무질서한 움직임은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전날 통화 긴축 정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확인하면서, 일본의 임금 인상이 부족한 만큼 경제 회복을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통화 긴축은 전혀 적합한 조치가 아니다"라면서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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