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5년 내 방위력 근본적 강화…나토 방위비 GDP 2% 예시 명기"(종합)

입력 2022-06-07 19:53  

日 "5년 내 방위력 근본적 강화…나토 방위비 GDP 2% 예시 명기"(종합)
경제재정운영 기본방침 각의 결정…아베의 입김에 정부 원안 수정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5년 이내에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 기본방침'(이하 기본방침)을 7일 각의에서 결정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기본방침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방위비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 것을 예시로 들면서 방위력 강화 방침을 밝혔다.
기본방침은 앞으로 추진할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다음 연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각 부처의 주요 참고 기준으로 활용된다.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본예산 기준 일본의 방위비는 5조4천5억엔(약 51조원)으로 GDP 대비 0.96%다. 나토의 방위비 계산 기준인 연안 경비 예산 등을 포함하면 GDP 대비 1.24% 수준이다.
애초 정부가 마련한 기본방침 원안에는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한다'는 표현이 있었을 뿐 목표 기간은 설정하지 않았다. 또 각주에 나토가 방위비를 GDP의 2%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하지만 최종안에서는 '5년 이내'라는 기간이 설정됐으며 나토의 방위비 목표 서술이 각주에서 본문으로 옮겨졌다.
이를 두고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의 수장인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입김이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정부 원안을 알게 된 아베 전 총리가 아베파 모임에서 '(당 제언 내용을) 기본방침에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자 결국 '5년 이내'가 들어갔고 '나토 방위비 GDP 2% 이상 목표' 서술도 본문으로 격상됐다는 것이다.
기본방침의 방위력 강화 방안은 지난 4월 집권 자민당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제출한 '국가안전보장전략' 개정을 위한 당의 제언과 같다.
요미우리는 "방위비 증액 등에 관해 아베 전 총리 등 당의 적극 재정파가 원안에 이의를 제기하자 정부가 수정을 거듭하는 이례적인 일이 있었다"며 "아베 전 총리의 발언력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자민당은 지난 4월 '국가안전보장전략' 개정을 위한 제언에서 "GDP의 2% 이상을 염두에 두고 5년 이내에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에 필요한 예산 수준의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제안했다.
또 중국과 북한 등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을 이유로 '반격 능력' 보유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격 능력은 탄도미사일 발사 기지를 비롯한 적 기지나 군사 거점, 지휘통제기능 등을 폭격기나 순항 미사일 등으로 공격해 파괴하는 것을 일컫는다.
자민당은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방위장비 수출 규칙을 규정한 '방위장비 이전 3원칙'도 재검토하도록 정부에 제안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23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방위비를 상당한 수준으로 증액한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를 강하게 지지했다.
일본이 미국과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세력 확장을 적극적으로 견제하는 가운데 기본방침에는 처음으로 대만이 언급됐다.
각주에 '5월 23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는 내용이 적혔다고 민영방송 네트워크인 ANN가 전했다.
미국과 일본 정상은 지난달 23일 정상회담과 24일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를 잇달아 열고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했다.
자민당도 앞서 '국가안전보장전략' 개정을 위한 제언에서 중국을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한 바 있다.
자민당은 "중국의 군사 동향 등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지역과 국제사회의 안전보장상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규정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국가안전보장전략, 방위계획대강, 중기방위력정비계획 등 3대 안보 전략 문서를 개정할 계획이다.
안보 전략 문서 개정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방위비 확충 등 일본의 방위력 강화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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