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교착은 선택지에 없다"…장기전 속 '정전카드' 선긋기

입력 2022-06-08 08:45   수정 2022-06-0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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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교착은 선택지에 없다"…장기전 속 '정전카드' 선긋기
돈바스 소모전 지속에도 "영토 완전탈환 목표"
서방에 군사지원·대러제재 더 강화해달라 촉구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전쟁에서 "교착(stalemate·서로 수가 막히는 무승부)은 선택지에 없다"고 선을 긋고 영토를 완전히 탈환하겠다는 목표를 재천명했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우리는 장비에서는 열세라 나아갈 여력이 없다"면서 "우리는 더 잃게 될 것이며, 국민이 내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군을 침공일인 2월 24일 이전 영역으로 내모는 게 일단 '의미 있는 잠정적 승리'가 될 것이라고 꼽았다.
그러면서도 그의 최종 목표는 여전히 영토를 모두 탈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 전에 동부 돈바스 지역 일부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에, 남부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점령당하고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전쟁이 100일을 넘어 양측이 돈바스에서 소모전을 거듭하는 장기전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나왔다.
러시아는 전쟁 초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내몰린 뒤 돈바스에 화력을 쏟아부어 국지적으로 점령지를 늘려가는 상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서방에 군사 지원을 재차 촉구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저지른 잔혹행위에도 평화협상은 열려있으며, 어떤 전쟁이라도 협상 테이블에서 종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평화협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얼굴을 마주하는 방식이 되어야 하며, 이는 러시아 정상 말고는 대화할 상대가 없기 때문이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30분 간 화상으로 진행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정전을 타진하려는 일부 서방 동맹국의 시도를 목격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우리는 서방의 한결같은 관심과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지지가 필요하다. 우크라이나 등 뒤에서 대화가 오가면 안 된다"면서 "이 나라 입장을 듣지 않은 채 어떻게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정전을 이룰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 평화협상은 3월 29일 터키의 중재로 이스탄불에서 5차 협상이 열린 것을 끝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협상은 우크라이나 북부 부차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이 불거져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에 끌어오기 위해서는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러 경제재제에는 러시아의 주요 자금줄인 원유, 천연가스의 수입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부 서방 국가가 러시아 제재에 따른 경제적 여파에 벌써 피곤해한다면서 "그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면서도 (자국) 경제 피해를 막으려 제재 완화를 노리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newgla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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