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미주정상회의 기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정상회담
美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계속 인정…제재 보정할 용의 있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이 개최하는 미주정상회의에 초대받지 못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정상회의 기간 터키를 방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의 대통령궁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났다.
에르도안 터키 정부는 미국 등 서구 국가들이 마두로를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경제 제재를 가한 이후에도 마두로 정권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일방적' 제재에 반대한다며 "우리는 친근하고 형제 같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터키의 지원에 감사를 표시했고, 양국은 금융, 농업, 관광 등에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터키 방문 이후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크렘린궁 대변인은 예정된 정상회담은 없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마두로가 유라시아 방문에 나선 사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선 미주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개최국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쿠바, 니카라과 3국이 비민주적인 정권이라고 비난하며 이들 정상을 회의에 초대하지 않았다.
대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길에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와 통화했다.
이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야권이 정부와 협상을 재개하는 데 지지를 표시하면서, 대화 결과에 따라 미국이 베네수엘라 대한 제재 정책을 '보정'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마두로 대신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는 미국은 당초 이번 미주정상회의에 과이도를 초청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미주 일부 국가들의 반발 등을 의식해 부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이도를 초청하지 않은 것을 놓고 그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약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이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이 계속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과이도를 부르지 않은 것은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의 대화를 장려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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