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헤드셋 '홀로렌즈' 개발 이끈 앨릭스 킵먼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사업 부문의 핵심 임원이 비위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회사를 떠난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S에서 증강현실(AR) 헤드셋 '홀로렌즈' 개발을 이끈 앨릭스 킵먼이 물러난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회사 클라우드·인공지능 그룹 부사장 스콧 거스리는 7일 보낸 회사 내부 이메일에서 이같이 밝혔다.
거스리 부사장은 "우리는 지금이 그(킵먼)가 MS를 떠나 새로운 기회를 추구할 적절한 때라고 공동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킵먼이 여성 직원들을 상대로 부정한 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01년 MS에 입사한 킵먼은 실제 현실 위에 3차원 이미지나 텍스트 형태의 정보를 덧씌워 보여주는 AR 기기인 홀로렌즈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MS는 '산업용 메타버스'란 이름으로 이 기기를 산업 현장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로 마케팅하며 판매해왔다.
MS는 홀로렌즈 프로젝트에 수조원을 투입했지만 판매 실적은 아직 그리 많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개당 3천500달러(약 440만원)인 이 제품은 2015년 출시 후 지금까지 20만∼25만개 팔렸다.
CNBC는 킵먼이 홀로렌즈에 중요한 시기에 퇴사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메타버스를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대규모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 다른 빅테크도 메타버스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상황이다.
MS는 홀로렌즈를 미국 육군에 공급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이 사업은 향후 10년간 사업 규모가 200억달러(약 25조1천억원)를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거스리 부사장은 이메일에서 홀로렌즈 개발팀이 육군용 헤드셋에 대해 운용시험 단계에 돌입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았다면서 "이는 개발팀으로선 커다란 이정표이자 수년간의 힘든 작업의 결과"라고 밝혔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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