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노출 꺼리나…이복현 금감원장과 대조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오주현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첫 출근길에 취재진을 피해 홀로 출근한 데 이어 9일에는 우산으로 얼굴을 가린 채 출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장관급 직위 후보자로서는 이례적인 모습으로, 언론 노출을 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도보로 출근하면서 검은색 장우산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날 가랑비가 내렸지만, 취재진이 대기하던 포토라인은 예금보험공사 1층 실내에 마련돼 있어 우산을 쓸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도 김 후보자는 우산을 접지 않은 채 건물에 들어온 뒤 포토라인에서 대기하던 취재진 앞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쳐 대기하던 취재진 사이에 혼란이 일었다.
장관급 직위 후보자가 언론과 대면하는 출근길에 우산으로 얼굴을 가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 후보자는 취재진이 사무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앞까지 따라간 뒤에서야 입을 열었다.
그는 검찰 출신 금감원장이 지명된 데 대한 의견을 묻자 답을 피했다.
취재진이 첫 출근 소감을 묻자, "국민들이 보고 여러분이 보고 있지 않냐"며 "(금감원과 금융위가) 협조해서 잘할 것"이라고 답변한 뒤 사무실로 향했다.
금융위 관계자들 역시 김 후보자의 이런 출근 방식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출근 방식을) 계획한 것은 아니다"라며 "언론 노출을 꺼리는 것도 아니고, 내정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충실히 답했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전날에도 오전 9시께 첫 출근을 예정했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출근이 늦어진다고 통보해 김 후보자들을 기다리던 취재진은 해산했다. 그는 오전 10시께 홀로 사무실에 출근해 그 시간까지 현장에 남아있던 기자들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김 후보자의 출근 모습은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과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원장은 지난 8일 오전 첫 출근길에 금감원 정문 로비에 도착한 뒤 기자들의 질의에는 답하지 않았지만, 기자들을 피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 원장은 그날 오전 임원 회의를 취소한 채 금감원 기자실을 찾아와서 금감원장으로서의 포부와 계획 등에 대해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원장이 첫 출근날 기자실에 들러 직접 인사를 하겠다고 해서 로비에서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것"이라면서 "현안이 생기면 언론에 상세히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다만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면 바로 취임할 수 있는 금감원장과 달리,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남아있어 언론 대응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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