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크림반도 연결 교통망·운하 구축…"침공 중대목표 달성"(종합)

입력 2022-06-09 22:35   수정 2022-06-10 12:04

러, 크림반도 연결 교통망·운하 구축…"침공 중대목표 달성"(종합)
동부 교전과 함께 남부 지배력 강화에 속도
"러-크림반도 육로 연결 위한 인프라 속속 구축"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장재은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인 크림반도에 연결되는 운하를 재개통하고 돈바스에서 크림반도까지 잇는 철도와 도로 등 교통망을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최근 위성사진에서 2014년 우크라이나의 댐 건설 뒤 줄곧 말라있던 북크림 운하에서 다시 물이 흐르는 모습이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도 전날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북크림 운하의 재개통 사실을 확인했다.
북크림 운하는 소련 시절 건립돼 우크라이나 드니프로강에서 크림반도까지 약 400㎞에 걸쳐 물을 공급하는 데 쓰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하자 모래주머니와 진흙으로 댐을 지어 운하를 막아버렸다.
크림반도로 내려오던 물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의 멜론, 복숭아 경작지 등지로 대신 공급됐다.
이 때문에 크림반도 주민들은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렸고 수돗물이 끊기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로서는 북크림 운하 차단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대항할 얼마 되지 않는 무기 중 하나였다.
작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주변에 병력을 증강해 침공을 준비할 때 운하 재개통은 러시아군의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에 헤르손을 점령하고 운하를 막는 댐을 폭파했다.

이와 함께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군이 러시아 철도공사와 함께 돈바스에서 헤르손을 거쳐 크림반도까지 잇는 1천200㎞에 달하는 철도 선로와 자동차 도로를 복구했다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철도 선로와 도로 복구와 관련한 쇼이구 장관의 주장이 별도로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부연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한 전투에 매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아군은 크림반도와 자국의 영토를 육로로 연결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남부지역을 점령하는 데에도 공을 들여왔다.
러시아군이 이같이 점령지 내 기간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해당 지역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군은 남부 점령지에 자국의 루블화 사용을 강요하고 지방정부엔 친러 관리들을 세우고 있다.
헤르손 등지에선 러시아군이 세운 친러 관리들이 러시아 편입 투표를 준비 중이다.
NYT는 "러시아가 자국 영토와 크림반도를 육로로 연결하기 위해 확보한 지역에 핵심적 역할을 할 우크라이나 기간시설들이 복원됐다"고 평가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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