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등·서방혼란에 고무…"유정 닫는일 없을것"
제재에도 자신감…"스스로 '철의 장막' 안치는 한 고립 없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유럽 등 서방이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년간 끊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경제 포럼에 앞서 젊은 기업인들과 만나 "서방은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를 수년간 스스로 끊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이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를 90% 줄이기로 했지만 이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실제 EU는 의존도가 현재 약 40%에 달하는 러시아산 가스에는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그때에는(서방이 끊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며 "그래서 러시아 기업들은 유정을 폐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원유의 양이 줄어들고 있다"며 "그래서 가격은 상승하고 있고 기업 이익도 올라가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서방의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 조치에도 전 세계 원유와 가스 가격은 치솟아 공급 부족에도 러시아는 최근 몇 달간 이익이 많이 증가했다.
미국도 러시아가 에너지로 올리는 이익이 전쟁 전보다 많아졌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광범위한 경제제재를 다른 교역국과의 협력을 통해 이겨내겠다는 자신감도 피력했다.
그는 "러시아는 폐쇄경제를 운영한 적이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리 경제는 항상 열려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같은 나라를 봉쇄할 수는 없다"며 서방이 러시아 붕괴를 원하며 이는 경제전쟁 선언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구소련의 '철의 장막'을 언급하며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철의 장막'은 2차 세계대전 후 구소련 진영의 폐쇄 경제로, 붕괴의 한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푸틴 대통령은 "옛 소련 때에는 소위 '철의 장막'을 만들어 스스로 단절했다"며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구소련처럼 스스로 고립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 경제가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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