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정상회의서 첫 회담 성사…아마존 산림보호·우크라 전쟁 등 논의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서로 불편한 관계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양자회담을 열어 아마존 산림 보호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미주정상회의에서 만나 산림 파괴를 급격히 줄이기 위해 아마존 유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를 긴밀히 조율하며, 민주주의 회복을 지지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브라질은 아마존을 보호하려고 국가적으로 실질적인 희생을 감수했다"며 "브라질이 아마존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도록 전 세계가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 공식 회담은 이번이 처음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접촉하면서 서둘러 성사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두 정상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조금 거리를 둔 채 나란히 팔걸이 의자에 앉았으며, 눈 맞춤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였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으며 '브라질의 트럼프'로도 불린다.
그는 미 대선 뒤에도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등 바이든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갔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소원해졌던 중남미 국가와 관계를 회복하고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고 미주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두 정상이 처음 만나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일부 국가가 보이콧한 미주정상회의 성공을 위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필요했고,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재선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기회로 삼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평가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우리는 그동안 몇 차례, 때로는 이념 문제 때문에 서로 거리를 뒀다"면서 "그러나 나는 내 행정부 출범 덕분에 양국 정부가 그 어느 때보다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확신한다. 양국의 친밀관계나 여러 공통 관심사를 고려하면 더 그렇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10월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에서 이런 우려를 불식하려는 듯 "나는 민주주의를 통해 선출됐으며 내가 정부를 떠날 때도 민주주의 방식에 따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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