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10일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2.0원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2.0원 오른 달러당 1,268.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 초반부터 전날 종가보다 8.1원 높은 1,265.0원에 출발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확인된 긴축 의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기대보다는 덜 긴축적이라는 해석 속에 달러화 강세 분위기를 반영했다.
ECB는 오는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고, 9월에도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물가 상황에 따라 9월 빅 스텝 가능성도 열어놨다.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2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한은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8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은은 4월 배당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과 원자재 수입 급증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가 감소한 영향 등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5월에는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긴축 우려 속에 국내 증시도 약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대량 매도세 속에 전 거래일 대비 29.57포인트(1.13%) 하락한 2595.8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천427억원, 2천840억원을 순매도했다.
장중 원/달러 환율 저점은 1,263.4원, 고점은 1,268.9원으로 장중 변동 폭은 5.5원이었다.
이날 밤에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의 5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올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소비자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연준이 9월까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치를 웃돌 경우 국채금리나 달러가 급등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7.47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938.86원)에서 8.61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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