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친러 야당 지도자-참전 영국인 2명 교환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 소속으로 싸우다 러시아에 붙잡힌 후 사형 선고를 받은 영국인 2명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우크라이나의 전 친러 야당 지도자의 석방을 위한 지렛대로 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인 숀 핀너(48)와 에이든 애슬린(28)은 몇년 전부터 우크라이나군으로 활동하다 지난 4월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에 붙잡혔다.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성향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법원은 이들에게 용병 신분으로 헌정질서를 전복했다는 혐의를 적용해 사형을 선고했다.
이들의 교환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우크라이나 친러 성향의 야당 '생명을 위하여'(For Life) 대표이자 사업가였던 빅토르 메드베드추크다. 푸틴 대통령이 그의 딸 대부라고 알려질 정도로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힌다.
러시아 침공 전부터 반란 혐의로 가택연금 중이었던 메드베드추크는 전쟁 발발 사흘 만에 달아났다가 4월 우크라이나 당국에 붙잡혔다.
핀너와 애슬린은 지난 4월 18일 러시아 국영 TV에 등장,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 우크라이나가 메드베드추크를 석방하는 대가로 자신들의 귀국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당국은 메드베드추크가 자신을 마리우폴에 고립된 우크라이나군 그리고 민간인들과 교환해달라고 요구하는 영상을 올렸다.
텔레그래프는 핀너와 애슬린의 변호인이 "사면 신청을 할 것 같다"고 언급한 점을 들어 이들과 메드베데프의 교환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 국영방송이 핀너 등의 사건을 다루는 방식을 고려하면 이들의 신병 교환 가능성은 더욱 높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국영 언론은 이들 사건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이다.
이번 판결은 크렘린궁에 있어 우크라이나 내 외국인 용병들이 러시아어를 쓰는 주민들을 학살하고 있다는 기존 주장을 강화할 '기회'다. 그러나 러시아 내에서 주요 뉴스로 다뤄지거나 정부 통제를 받는 웹사이트에서 눈에 띄게 보도되지 않고 있다.
이는 러시아 정부에 조용하게 움직일 기회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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