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웨이펑허 싱가포르서 1시간 회담…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첫 대좌
우크라전쟁 놓고도 팽팽…美 "대러 지원 말라"·中 "군사 원조한 적 없다"
(베이징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황철환 기자 =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후 처음 만난 미국과 중국 국방장관이 양국 관계의 최대 갈등 현안인 대만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로이터, AFP통신과 중국 관영 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10일 오후(현지시간) 현지에서 약 1시간 동안 양자 회담을 했다.
작년 1월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양국 국방장관 간의 첫 대면 회담이었다.
오스틴 장관은 대만과 관련해 자국의 정책에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하고, "더 이상의 불안정하게 하는 행동들"을 삼갈 것을 중국 측에 촉구했다고 미국 측은 소개했다.
즉, 오스틴 장관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중국 군용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대량 진입과 같은 '무력시위'를 자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웨이 부장은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초"라며 "대만으로 중국을 제압하려는 시도는 성공할 수 없다"며 맞받았다.
이어 웨이 부장은 "미국이 최근 재차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발표했는데 이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엄중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중국은 결연히 반대하고 강렬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 정부와 군은 어떠한 대만 독립 도모도 단호히 분쇄하고 조국 통일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미국은 대만에 해군 함정 부품과 관련 기술 등 1억2천만 달러(약 1천500억 원) 상당의 무기 수출을 승인한 사실이 지난 9일 확인된 바 있다.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 승인 건으로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4번째였다.
이와 함께 오스틴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물질적 지원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미국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이에 대해 웨이 부장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군사 원조를 부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대만 근해와 남중국해 등에서 미중간의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열린 이날 회담에서 두 장관은 충돌 방지를 위한 '가드레일'(안전장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 장관과 웨이 부장은 양국 군이 고위급의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고, 전략적 상호 신뢰를 증진하며, 갈등과 이견을 잘 관리하고, 갈등과 이견이 충돌과 대항으로 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CCTV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웨이 부장은 "중국은 미국과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대국관계를 세우고자 한다"며 "이는 중국과 미국이 함께 노력해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반드시 이성적으로 중국의 장대한 발전을 대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한 음해와 탄압, 내정간섭을 하지 말고, 중국의 이익을 해치지 않을 때야 비로소 양국관계가 잘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웨이 부장은 그러면서 "양국 군의 안정적인 관계는 양국 관계 발전에 극도로 중요하며, 양국 군은 충돌과 대항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웨이 부장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담이 "원만하게" 진행됐다면서 "솔직하고 진지했다"고 논의 분위기를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중) 국방 관계와 세계, 지역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앞서 오스틴 장관과 웨이 부장은 지난 4월 첫 통화를 했는데, 당시에도 대만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안을 놓고 첨예한 이견을 드러냈다.
오스틴 장관과 웨이 부장은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에서 11일과 12일 각각 '미국 인도·태평양(인·태) 전략의 다음 단계'와 '역내 질서를 위한 중국의 비전'을 주제로 연설한다. 미중 갈등 심화에 대한 자국 입장 등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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