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국제공항 운영이 마비됐다고 예루살렘 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애초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의 창고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이번 폭격에 대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러시아가 이례적으로 비판 성명을 내놓았다.
시리아 국영 뉴스통신사 사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 새벽 4시 20분께 다마스쿠스 남부의 목표물을 겨냥해 공습을 가했다.
이후 시리아 교통부는 다마스쿠스 국제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을 무기한 중단했다.
이스라엘 위성영상 업체 이미지샛인터내셔널(ISI)와 미국의 위성영상 서비스 업체인 막사 테크놀로지는 이와 관련, 다마스쿠스 공항 활주로에 심각한 피해를 보여주는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ISI는 "위성 사진을 보면 다마스쿠스 공항의 군용 및 민간용 활주로에 각각 3개의 충돌 흔적이 생겨 못쓰게 됐으며 보수가 완료될 때까지 전체 공항 시설이 마비됐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 국영 매체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시리아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이는 명백한 시리아 주권 및 영유권 침해이며, 국제법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러시아도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시리아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은 국제법의 기본 규정 위반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리아의 가장 중요한 민간 인프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도발적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무책임한 행동은 국제 항공 교통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며, 무고한 사람들의 삶을 위험으로 내몬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6일에도 다마스쿠스 남쪽에 있는 아크라바의 이란 무기 개발 공장을 공습했고, 이튿날엔 탱크를 동원해 시리아 남서부 쿠네이트라에 있는 시리아군 기자를 타격했다.
이처럼 이스라엘군의 잦아진 공습은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시리아를 공습하면서 이란의 무기가 이른바 '대리인'으로 불리는 시리아 및 레바논 무장세력에게 전달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주장해왔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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