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자영업자 500명 대상 '최저임금 및 근로실태 설문조사'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전국의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은 현행 최저임금이 경영에 부담이 크며, 따라서 내년도 최저임금은 동결 혹은 인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8∼26일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및 근로실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의 절반 이상인 51.8%는 현재 최저임금(시급 9천160원)이 경영에 많이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보통'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3.4%였으며, '부담이 없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는 14.8%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외식 수요와 여가·문화 생활도 증가하고 있지만, 기대와 달리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53.2%)은 올해 경영 실적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29.4%는 2019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고,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17.4%였다.
고용 포기를 고려하는 최저임금 인상 수준에 대해서는 42.6%가 '현재 고용 여력이 없다'고 답했고, 최저임금이 올라도 고용을 포기하거나 해고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14.8%였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올리지 않겠다는 응답 비율이 17.6%였다. 반면 18.6%는 현재 이미 판매 가격 인상을 고려 중이었다고 응답했고, 또 최저임금 1∼5% 미만 인상 시엔 19.8%가, 5∼10% 미만 인상 때는 23.4%가 가격 인상을 고려하겠다고 각각 답변했다.
숙박·음식점업 자영업자의 경우 현재 가격인상 예정이라고 답한 비율이 25.9%였고, 최저임금이 1∼5% 미만 인상될 경우 가격을 올리겠다는 응답도 25.9%였다.
전경련은 "외식 및 숙박 물가 상승에 따른 서민 부담이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폐업을 고려하는 최저임금 인상 수준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도 이미 한계 상황'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24.0%나 됐다. 이어 15∼20% 미만 인상 시 16.4%, 10∼15% 미만 인상 시 13.4%, 5∼10% 미만 인상 시 7.8% 등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자영업자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는지를 물은 데 대해선 69.2%가 '반영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영된다'는 응답자는 6.4%에 불과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적정 수준과 관련해선 '동결'이 42.8%로 가장 높았고,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13.4%로 나타났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직접 영향을 받는 '나홀로 사장'의 57.1%는 '동결 혹은 인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현행 최저임금 제도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될 과제로는 '업종별·지역별 등 차등 적용'이 24.8%로 가장 높았고 이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자제'(23.2%), '최저임금 결정 기준 보완'(19.8%) 등의 순이었다.
자영업자들의 기타 경영 부담 요인으로는 '원재료값 등 물가상승'이 52.0%로 가장 높았다.
자영업자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9.3시간이었으며, 월평균 휴무일은 3.8일이었다. 단 하루도 쉬지 못한다는 응답자도 21.0%나 됐다.
숙박·음식점의 경우 하루 근로시간이 10.2시간, 월 휴무일은 2.8일로 근로환경이 더 열악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고,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6배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인상돼 자영업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특히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상승을 더욱 악화시키고, 영세 자영업자를 한계로 내몰 수 있어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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