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법 살인·가옥 방화 등에 언급…"중, 문제 아닌 해법의 일부가 되길"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 국무부의 고위 관리가 16개월째에 접어든 미얀마 쿠데타 사태와 관련, 군사 정권을 폭력배 무리에 빗대 비판했다.
미얀마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데릭 촐릿 미 국무부 선임고문이 최근 자신들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촐릿 선임고문은 지난 주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에 앞서 태국을 찾았다.
그는 태국 정부 고위 관리들과 만났고, 미얀마 피란민들이 생활하는 북부 딱주의 한 난민촌을 찾기도 했다.
촐릿 선임고문은 이라와디 인터뷰에서 미얀마 군정에 대해 "그들은 승리하고 있지 않다. 영역을 잃으며 심각한 손실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정에 대한 미국 정부의 메시지는 간단하다며 '싸움을 멈추고 민주주의의 길로 돌아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군사정권이 지난 2020년 총선에서 군부 연계 정당이 패하자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라고 지적하고, "버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볼 때 국민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너무나 명확하다"고 언급했다.
미국 정부는 미얀마를 옛 국호인 버마로 부르고 있다.
미얀마 군부가 자행하는 민간인들에 대한 초법적 살인이나 마구잡이 체포, 가옥 방화 등에 대한 의견을 묻자 촐릿 고문은 그것은 전형적인 군대가 하는 일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프로페셔널한 군대처럼 행동하고 있지 않다. 그들은 폭력배 무리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반군부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가 군정 세력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에서 자체 행정 및 교육 시스템을 설립하려는 것과 관련, 이를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촐릿 고문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쿠데타 사태 해결에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관련, 아세안이 쿠데타 군정 수장을 정상회의에 초청하지 않은 것은 의미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2월 쿠데타 이후 군정의 '뒷배'를 자임해 온 중국에 대해서는 "우리는 중국이 문제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중국이 해법의 일부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촐릿 고문은 지난 주말 샹그릴라 대화의 패널 연설에서는 군정이 내년 8월 추진 중인 새 총선에 대해 "그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동남아 지역과 국제사회를 속이려는 시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진영 압승으로 끝난 지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면서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았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군부의 유혈 탄압으로 목숨을 잃은 이는 1천900명이 넘는다.
특히 최근에는 반군부 무장세력의 저항이 강한 사가잉 지역 등 중북부 지역에서 공습과 포격으로 가옥을 불태우면서 미얀마 내에서도 많은 피란민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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