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미국 물가 급등 여파로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도 연고점을 다시 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0.5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619%로 집계됐다.
이는 오전 집계 기준으로 3.62%를 기록한 2012년 3월 26일 이후 10년 2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이날 3년물 금리는 장 초반 3.682%까지 치솟기도 했다.
같은 시각 10년물 금리는 6.5bp 상승한 3.719%, 5년물 금리는 8.5bp 오른 3.764%였다.
이들 역시 각각 2012년 5월 15일(3.72%), 2011년 8월 10일(3.77%)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장중 10년물은 3.760%, 5년물은 3.822%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고채 금리는 전날에 이어 이날 역시 연고점을 새로 쓰며 장을 마칠 가능성이 커졌다.
국고채 금리 상승세는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로 이어질 수 있다.
이달 2일부터 13일까지 7거래일간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2조803억원 매도했다. 이는 전달 같은 기간(9천777억원)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월초 7거래일간 외국인 매도 규모를 보면 지난 4월 같은 기간 3조8천251억원에 달했고 1∼3월은 각각 2조원 내외 수준이었다.
이달 같은 기간 외국인 채권 매수 규모는 4조8천835억원이다. 매수와 매도 규모만 보면 2조8천32억원 순매수로 전달 동기와 비슷하다.
외국인은 지난 1∼3월 같은 기간에 채권 순매수를 보였으나 4월 같은 기간에는 4천799억원 순매도로 돌아서기도 했다.
앞서 지난 달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6%로 1981년 12월 이후 40여 년만의 최대폭을 기록하자 투자심리가 급랭하는 모습이다.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저지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지난 13일(현지시간)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2020년 3월 이후 하루 최대폭인 20bp 이상 급등해 장중 최고 3.37% 선을 돌파했다.
윤소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셋째 주 미국 국채 시장은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물가 여파로 연준이 당장 긴축적인 스탠스를 강화할 유인이 더 커 채권금리 상승세가 예상보다 길게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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