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과 분리된 독자적 문명 자국 역사 편입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이 쓰촨성 광한시 싼싱두이(三星堆) 고대 유적지가 중국 고대문명의 발원지인 황허문명과는 다른 독자적인 문명의 흔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중화문명의 일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쓰촨성 문물고고연구원은 13일 싼싱두이 유적지 발굴 브리핑에서 "출토한 유물 샘플 200여 점을 탄소 연대 측정한 결과 싼싱두이 유적지는 지금부터 3천∼3천200년 전인 상(商)나라 말기 유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출토 유물은 명확한 자신만의 특색이 있다"며 "폐쇄적인 쓰촨의 지리적 특성상 싼싱두이는 고대 촉(蜀)나라 문명을 대표하며, 황허 유역 문명과는 구별되는 문명의 유적지"라고 밝혔다.
쓰촨은 지리적으로 중국 역사의 중심지로 여겨지는 중원과 지리적으로 분리돼 있으며, 중국 역사 서술에 본격적으로 편입된 것은 기원전 316년 진나라에 정복된 이후부터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구원은 "출토된 놋쇠 유물 등은 중원의 은(殷)·상나라 문화의 전형적인 도구이고, 옥(玉)유물은 허난, 산둥 등 화난 지방에서도 발견된 것"이라며 "당시 사람들의 정체성과 예의·종교, 자연에 대한 인식이 중국 내 다른 지역과 유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싼싱두이 유적이 속했던 문명은 중화문명의 중요한 일원이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싼싱두이 유적을 통해 자국 역사 영역의 확장과 중화민족주의 의식 고취에 나서려는 의도로 읽힌다.
중국은 작년 9월 출토 유물 설명회에서도 "한(漢)족 민족주의나 지방 민족주의 모두 중화민족 공동체 건설에 불리하다"며 "각 민족의 우수한 전통문화는 모두 중화문화의 구성 부분이며 각 민족문화는 중화문화를 줄기로 하는 가지와 잎"이라고 강조했다.
싼싱두이는 1929년 한 농민이 최초 발견한 이후 모두 8개의 갱이 확인됐다고 중국중앙(CC)TV는 소개했다.
1986년부터 발굴에 나섰으나 지금까지 극히 일부만 발굴이 진행됐으며 6개의 갱에서 청동기와 상아 등 1만3천여점의 유물이 출토됐고, 이중 3천155점은 형태가 온전했다.
출토된 청동기로 만든 인물상이 한족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모습이어서 한때 싼싱두이는 외계인 문명의 흔적으로 여겨졌다고 CCTV는 전했다.
작년 9월 폭 37.2cm, 길이 16.5cm인 황금 가면이 발굴됐고, 지난 2월에는 가로 131㎝, 세로 66㎝, 무게 65.5㎏의 청동 가면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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