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복 등 혐의로 5∼8년형…미 대사관 "정치적 재판 중단해야"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캄보디아 법원이 미국계 인권 활동가 등 반정부 인사 수십명에 대해 무더기로 징역형을 내렸다.
1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놈펜 지방법원은 이날 캄보디아계 미국 국적의 변호사이자 인권 활동가인 티어리 셍을 포함한 60명에 대해 국가전복 및 선동 등 혐의로 각각 5∼8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티어리 셍의 변호인은 징역 6년형이 선고되자 "재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의뢰인과 만나 항소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티어리 셍은 이날 법원 앞에 자유의 여신상 복장을 하고 나타난 뒤 법원 판결이 나오자 곧바로 구금돼 경찰 차량에 옮겨졌다.
주캄보디아 미국 대사관측은 이번 판결이 공정하지 않다면서 곧바로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캄보디아 당국이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재판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현재 프랑스에 망명중인 야권 지도자 삼 랭시 전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에 대해서도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
앞서 삼 랭시는 지난 3월 17일 야권 인사 6명과 함께 반역 등 혐의로 징역 10년형이 선고됐다.
삼 랭시는 37년간 장기 집권중인 훈센 총리의 정적으로 지난 2016년 정치적 탄압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했다.
그는 지난해 3월에도 국가 전복 혐의로 징역 25년이 선고된 바 있다.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은 지난 2017년 11월 전체 국회 의석 125석 가운데 55석을 가진 CNRP에 반역 혐의를 적용해 강제 해산시켰다.
이어 이듬해 총선에서 전체 의석 125석을 싹쓸이하면서 '일당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
훈센은 지난 1985년 총리를 맡은 뒤 37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하고 있으며 CPP는 1979년부터 집권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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