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근로시간제 개선안 정부에 건의…"새 패러다임 필요"

입력 2022-06-15 06:00  

전경련, 근로시간제 개선안 정부에 건의…"새 패러다임 필요"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5일 고용노동부에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 건의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이 제시한 개선안은 ▲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개선 ▲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 확대 ▲ 고소득·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면제제도 도입 ▲ 재량근로시간제 개선 ▲ 근로시간계좌제 도입 등 5가지다.



개선안은 산업구조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으로 재택근무와 시차 출퇴근제 등 근로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다양한 근무방식을 택하는 노동자들이 급증한 상황에 맞춘 것이라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지난해 재택·원격 근무를 한 임금 노동자 수는 114만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의 9만5천명에 비해 12배 많았다. 시차 출퇴근제를 활용한 임금 노동자도 2019년 74만6천명에서 지난해 105만5천명으로 2년 사이 41.4% 증가했다.
전경련은 "현행 근로시간제는 1950년대의 집단적·획일적 공장 근로를 전제로 설계된 것"이라며 "현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개별적이고 다양한 근로 형태를 규율하기에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근로시간제도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도 경직적이라는 게 전경련의 주장이다. 한국은 연장 근로시간을 1주 최대 12시간으로 제한했지만, 미국은 제한이 없고 일본과 독일 등 주요국은 월 혹은 연 단위로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전경련은 전했다.
전경련은 "근로시간 제약으로 인해 실제 산업현장에서 여러 변수에 대응하는 데 애로를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기업의 생산성을 저해하고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 있어 근로시간제의 혁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5가지 개선안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개선'의 경우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과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을 각각 최대 1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전경련은 주장했다.
전경련은 또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려면 과반수 노조 등 전체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가 필요한데 대상 업무와 무관한 근로자들의 반대가 있을 경우 제도 도입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직무·부서 단위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로 도입할 수 있도록 절차 개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 확대'의 경우 전경련은 신기술·신상품 연구개발을 하거나 경영상 사정 또는 업무 특성상 연장근로가 필요한 경우에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경련은 '고소득·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면제 제도 도입'과 관련해서는 "일정 소득 수준 이상의 고소득 전문직의 경우 주52시간제, 초과근로 가산임금 지급 등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생산성을 저해하고 업무 비효율을 초래하는 등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재량근로시간제 개선'에 대해 전경련은 "일본과 같이 재량근로시간제 대상 업무의 범위를 기획, 분석, 홍보 등으로까지 확대해 근로시간의 자율성을 폭넓게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전경련은 '근로시간계좌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업무량이 많을 때 초과근무를 하고 초과노동시간을 저축한 뒤 업무량이 적을 때 휴가 등으로 소진하는 방법으로 노동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제도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근로자가 자신의 생애주기를 고려해 돌봄과 교육, 치료 등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min2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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