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시총 올해 369조원 증발…"코스피 2,400 깨질 가능성"(종합)

입력 2022-06-15 16:05   수정 2022-06-15 16:15

증시 시총 올해 369조원 증발…"코스피 2,400 깨질 가능성"(종합)
외국인, 올해 코스피·코스닥서 17조5천억원 순매도…달러 강세
"코스피 26% 조정·코스닥 800 붕괴…2,400 깨지면 다음 지지선 2,280대"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홍유담 이미령 기자 = 미국 통화당국의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6천억원가량 순매도를 보였다.
코스피는 15일 외국인 매도 여파로 전날보다 1.83% 내린 2,447.38로 연저점을 새로 썼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440대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1월 9일(2,447.20)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는 2.93% 내린 799.41로 마쳐 2020년 10월 30일(792.65) 이후 처음으로 800을 밑돌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서 물가가 오르고 기준금리 인상 보폭이 커지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코스피의 2,400선 붕괴 위험도 존재한다며 추가 하락 시 다음 지지선은 2,200대까지 낮춰야 한다고 전망했다.


◇ 코스피·코스닥 시총, 올해 369조원 증발…'5만전자' 임박
코스피는 2,400대까지 주저앉으면서 작년 7월 사상 최고치인 3,305과 비교해 26%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각각 1천927조원과 353조원으로 집계됐다.
두 시장 시총은 작년 말과 비교해 각각 276조원, 93조원 등 모두 369조원 증발했다.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는 6만200원으로 최저가를 새로 쓰면서 '5만전자' 추락 위기에 놓였다. 시총 규모는 작년 말 467조원에서 이날 종가 기준 362조원으로 105조원이 증발했다.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 주가도 반토막이 났다.
네이버는 24만1천500원으로 최저가를 갈아치웠고 카카오[035720]도 7만2천100원으로 신저가를 기록했다.
두 종목 시총은 올해 40조원 증발했다. 종목별 시총은 네이버가 62조원에서 40조원, 카카오는 50조원에서 32조원으로 각각 줄었다.
국내 증시의 약세장을 초래한 직접적인 요인은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있어서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두 시장에서 17조5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준이 이번 FOMC 정례회의에서 계획보다 큰 폭인 0.75%포인트(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더 강화했다.
연준이 시장의 전망대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에 나선다면 이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 시절인 1994년 11월 0.75%포인트 인상 이후 처음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이 6월과 7월에 모두 0.75%포인트씩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연 0.75∼1.00%에서 연말에 3.25∼3.5%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은 물가 상승에 따른 긴축 우려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인데, 긴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외국인 매도를 자극하는 달러 강세가 지속하면서 외국인 매도세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금리 인상 폭은 0.75%포인트로 예상한다"며 "다음 달에도 자이언트 스텝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긴축에 침체 우려에 당분간 약세장…코스피 2,400도 위험"
전문가들은 연준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약세장 지속도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미 금리 역전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
김학균 리서치센터장은 "경험상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다"며 "다만, 국내 주식이 1년 가까이 조정을 받아 코스피 기준 25% 밀려 침체 요인이 선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 증시 조정이 6개월로 접어든 만큼 이런 흐름은 좀 더 이어질 거라고 봐야 한다"며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가파르게 오르는 장기 금리가 고점에 도달해야 시장도 안전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선 일단 코스피 저점 전망치를 2,400∼2,450까지 낮췄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기술적으로는 2,400∼2,450을 지지선으로 움직일 것으로 진단하면서도 "코스피가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역사적인 저점에 왔지만, 충분히 저평가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 김 센터장은 "코스피 2,400선은 과매도 국면이라고 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장기화하고 연준 정책 효과가 발휘되지 못하면 하단이 낮아지는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2,400대가 깨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 다음 지지선은 2,280 정도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indigo@yna.co.kr, ydhong@yna.co.kr, al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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