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매체 보도…백악관 "일부 트럼프 정부 관세 무책임"
中 "무역·관세 전쟁 승자없어…추가 징수 관세 모두 없애야"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高)물가 대응 차원에서 중국에서 수입되는 소비재 등 일부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 핵심 각료들과 만나 이런 구상을 시사했다고 이 매체는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 무역대표부(USTR)에 자전거 등과 같이 중국산 소비재를 무역법 301조 상 관세 대상에서 제외할지를 결정하기 위한 공식적인 절차를 진행할 것을 명령하는 방향으로 기운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은 빠르면 이달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철강이나 알루미늄 등은 관세 인하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이 매체는 전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 중국의 통상 관행이 불공정하다는 이유 등으로 무역법 301조를 토대로 2천200여 개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무더기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가 2020년 초 549개로 대상을 줄였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관세 적용을 받는 중국의 549개 품목 중 352개에 대해 관세 부과 예외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그러나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여 년 만의 최대폭인 8.6% 급등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바이든 정부에 대한 지지율도 최저치로 떨어지자 바이든 정부 내에서는 물가 대응 차원에서 중국산 소비재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 조정 필요성이 다시 제기된 상태다.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지난 5일 CNN방송에 출연해 대중 관세 인하 필요성과 관련, 중국산 철강제품 관세 유지 방침을 확인한 뒤 "가정용품이나 자전거 등과 같은 다른 물품에 대한 조치는 이해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분석 중이며 최종 결정은 바이든 대통령이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재닛 앨런 재무부 장관 역시 8일 하원에 출석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를 일부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일부 의원 및 노동조합 등에서는 관세 인하에 반대하고 있으며 바이든 정부 내에서도 관세 인하가 인플레이션 대응에 효과적일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온 상태다.
가령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6일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 수단과 관련해 인플레이션이 단순히 관세보다 복잡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 일정 수행차 필라델피아로 가는 비행기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산 소비재에 대한 관세 인하 검토 보도에 대해 "이 문제는 내부적으로 논의되는 사안"이라면서 "현시점에 공유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권 초기부터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일부는 무책임하며 경제 및 국가안보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수차 말한 대로 정부는 이 관세를 정렬(align)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중·미 경제·무역 협력의 본질은 호혜와 공영이며, 무역 전쟁과 관세 전쟁에서 승자는 없다"고 답했다.
이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기업과 소비자 이익에서 출발해, 중국에 대해 추가로 징수하는 관세를 모두 철폐하는 것이 중·미 양국에 이익이 되고 세계에도 이익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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