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 라이트이어' 동성간 키스장면에 싱가포르서 아동관람 금지

입력 2022-06-15 11:34  

'버즈 라이트이어' 동성간 키스장면에 싱가포르서 아동관람 금지
"성소수자 내용으로 16세 미만 관람 불가된 첫 아동용 애니메이션"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디즈니·픽사 신작 애니메이션 '버즈 라이트이어'가 동성간 키스 장면 때문에 싱가포르에서 아동 관람 금지 등급을 받았다.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싱가포르 정보통신 미디어개발청(IMDA)이 전날 '버즈 라이트이어'에 NC16 등급을 매겼다고 15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에서는 16세가 넘지 않으면 영화관에서 이 애니메이션을 볼 수 없다.
IMDA는 애니메이션 배급사인 디즈니에 '이중 등급 시스템'을 적용해 두 가지 버전으로 영화관에 올리라는 제안을 했지만, 디즈니측이 이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중 등급 시스템'은 아이들도 볼 수 있도록 IMDA가 문제삼은 내용을 편집해 한 작품을 두 종류로 만들어 영화관에 올리는 제도라고 신문은 전했다.
버즈 라이트이어는 오는 16일 싱가포르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토이 스토리' 시리즈 속 장난감 버즈의 극 중 모델, 우주특공대원 버즈 라이트이어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에서 라이트이어의 동료인 여성 부부가 가볍게 입맞춤하는 장면이 나온다.
IMDA는 이 애니메이션이 공공연한 동성애적 묘사를 한 첫번째 상업용 아동 애니메이션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버즈 라이트이어'가 성소수자 관련 내용 때문에 16세 미만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은 첫번째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내부 소식통을 인용, '버즈 라이트이어'가 중동·아시아 국가 14곳에서 상영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었다.
해당 국가는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레바논 등 중동 국가들이다.
싱가포르는 인구 약 550만 명 중 중국인과 말레이인, 인도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다민족·다종교 사회라는 특성 때문에 싱가포르는 민족 간 갈등이나 종교적 조화를 해치는 행위는 법률로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첨예한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카슈미르 지역을 다룬 인도산 영화의 자국 내 상영을 금지하기도 했다.
영화 내용이 공동체 사이에 적대감을 유발하고 사회적 결합 및 종교적 조화를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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