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생산 확대·연료 부족 등 고려한 조치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심각한 경제난으로 인해 식품, 연료 등 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스리랑카가 공무원에게 농사를 지으라며 매주 하루씩 유급 휴일을 주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데일리뉴스 등 스리랑카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내각은 전날 오후 필수 부문을 제외한 공무원은 앞으로 3달간 급료 삭감 없이 매주 금요일에 휴무하게 될 것이라며 관련 안을 승인했다.
내각은 "공무원에게 매주 하루 휴가와 함께 뒷마당 등에서 농사 활동을 할 수 있게끔 필요 설비를 제공하는 것은 적절한 조치"라며 식량 부족에 대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농산물 생산을 증가시키고 연료 부족으로 인해 출퇴근에 어려움을 겪는 공무원의 어려움을 덜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리랑카의 공무원은 약 100만명이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중국과 벌인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등으로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다.
지난달 18일부터는 기한 내에 국채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공식적인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외화 부족으로 연료, 의약품, 식품 등의 수입이 사실상 중단됐고 주유소에서는 기름을 사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선 상태다.
특히 농산물의 경우 유기 농법을 전면 도입하겠다며 지난해 한 때 농약 사용과 수입을 금지한 탓에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같은 이유 등으로 식품 물가는 지난 4월 57%나 급등했다.
스리랑카 내각은 또 150만명에 달하는 공공부문 근로자에 대해 취업을 위해 해외로 나갈 경우 5년까지 무급 휴가를 주겠다고 밝혔다.
해외 취업을 장려해 한 푼의 외화라도 더 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스리랑카는 현재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상 중이다. 동시에 인도, 중국, 세계은행(WB) 등으로부터도 긴급 지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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