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하루 전 연기된 누리호…나로호 때는 8분 전 '스톱'

입력 2022-06-15 19:48   수정 2022-06-16 12:19

발사 하루 전 연기된 누리호…나로호 때는 8분 전 '스톱'
발사 연기, 한국·외국 모두 매우 흔해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차 발사를 하루 앞둔 15일 기립 상태에서 점검을 받던 중 문제가 발견돼 조립동으로 되돌아갔다.
이에 앞서서도 누리호는 당초 14일 발사대로 이송해 15일에 발사되는 것으로 계획됐으나, 나로우주센터의 기상 문제 때문에 이송일과 발사일을 하루씩 연기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이날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산화제 탱크 내부의 레벨 센서가 비정상적인 수치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며 "발사관리위원회에 보고한 결과 발사체 조립동으로 이송해 점검하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발사를 목전에 두고 기술적 문제로 발사를 연기하는 일은 거의 매 차례 있었다.


2009년 8월 19일 나로호(KSLV-I) 1차 발사가 예정돼 있었으나, 이륙 7분56초를 앞두고 압력 측정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오류 때문에 돌연 중단됐다. 나로호 1차 발사는 엿새 뒤인 8월 25일에 이뤄졌으나 실패로 끝났다.
나로호는 2010년 6월 9일 2차 발사 시도 당시에도 당일 발사대 주변 소방 설비 문제 때문에 예정 시각을 3시간가량 앞두고 발사가 연기됐다. 다음날에 나로호 2차 발사가 이뤄지긴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나로호 3차 발사 시도 당시에도 2012년 11월 29일 최종 발사 시각 발표 전 연료를 주입하는 연결 부위가 새는 문제가 발생해 발사가 연기됐다. 결국 3차 발사는 이듬해 1월 30일로 미뤄졌으며, 성공을 거뒀다.
누리호 엔진 시험 발사체는 2018년 10월 25일 발사 예정이었으나 1주일여 전에 부품 이상이 발견돼 발사가 연기됐으며, 결국 같은 해 11월 28일에 발사에 성공했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제작된 누리호의 경우 지난해 10월 21일 1차 발사 때는 기존 사례들과 달리 모든 준비 과정이 순조로웠으나, 결과적으로 3단 엔진이 조기에 종료되면서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다.

항공우주 기술 선진국에서도 카운트다운에 돌입하고 나서 발사가 연기된 사례가 자주 있어왔다.
한국보다 훨씬 앞선 1980년 1t 이상의 실용 위성 발사에 성공한 인도는 2001년 우주 발사체 'GSLV' 발사 예정 시각을 불과 1초 남겨두고 자동제어 시스템이 엔진 부스터의 오작동을 감지하면서 발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 발사체는 2007년 9월2일 발사 때도 발사 15초 전 정전으로 멈췄으며, 이후 정비를 거쳐 발사했으나 궤도진입에 실패했다.
유럽연합(EU)의 '아리안5'는 2006년 2월 21일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지상장비 이상으로 발사가 3일 뒤로 연기됐다. 이어 위성회로 이상 여부 확인을 위해 발사를 다시 연기했다가 3월 9일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지만, 이번에는 발사체 상단의 압력이 떨어져 발사를 중단했다. 결국 3월11일 네 번째 시도에서 발사에 성공했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는 2009년 6월 13일 연료 주입 지상 설비 문제로 발사가 중단된 뒤 6차례나 더 연기한 끝에 7월 15일 발사에 성공했다.
2020년 발사된 아랍에미리트(UAE) 화성탐사선 '아말'과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 '리질리언스'도 기상 상황 때문에 발사일이 변경됐다.
juju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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