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자이언트 스텝'에도 금융시장 안도 랠리…증시↑·유가↓(종합)

입력 2022-06-16 06:33   수정 2022-06-16 14:41

연준 '자이언트 스텝'에도 금융시장 안도 랠리…증시↑·유가↓(종합)
뉴욕증시, 파월 회견에 상승폭 확대…나스닥 2.5%↑·S&P 500 1.5%↑
유럽증시, 1%대 상승·국제유가 3%↓…비트코인, 한때 2만달러선 위협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의 금리인상)에도 15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도 랠리'를 펼쳤다.
28년 만의 최대폭 금리인상을 이미 각오한 주요국 증시가 반등장을 연출한 반면, 수요 침체 우려가 제기된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소폭 상승했다.
다만 증시와 달리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가상화폐는 침체를 이어갔다.

◇ '매파 연준이 물가 잡나'…S&P 500, 5일 연속 하락 멈춤
인플레이션 공포로 최근 급락하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이날 모처럼 1∼2%대의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3.70포인트(1.00%) 오른 30,668.53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4.51포인트(1.46%) 상승한 3,789.9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0.81포인트(2.50%) 급등한 11,099.15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월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한 S&P 500 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멈췄고,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반등의 폭을 넓혔다.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인 8.6% 급등했다는 지난 10일 발표에 급락하던 뉴욕증시는 연준이 이날 끝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자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상승장을 펼쳤다.
특히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다음 7월 FOMC 회의에서도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도 "이런 규모의 움직임은 흔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직후 주요 지수가 일제히 오름폭을 키웠다.
연준이 2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예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행보로 받아들여졌지만, 이러한 공격적인 조치가 오히려 물가 안정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에 시장이 안도한 것으로 CNBC방송은 분석했다.
알리안츠 투자운용의 찰리 리플리 부사장은 CNBC에 "오늘의 발표는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잠재적 여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더 공격적으로 싸우겠다는 연준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이러한 공격적인 인상이 당분간 시장을 달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보잉(9.5%)과 은행주 등 경기에 민감한 종목들이 반등에 성공했고, 크루즈 선사 카니발(3.4%)과 아메리칸항공(2.8%) 등 여행주도 상당폭 올랐다.
금리 공포의 최대 피해자였던 기술주들도 큰 폭으로 반등했다. 넷플릭스가 7.5%, 테슬라가 5.5%, 아마존이 5.2% 각각 급등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날 3.482%에서 이날 3.3%대로 하락했다.


◇ 유럽 증시도 1%대 일제 상승…국제유가는 3%↓
연준 금리인상 발표 전 마감된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1% 이상의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36% 오른 13,485.29로 장을 마쳤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35% 상승한 6,030.13으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은 1.20% 상승한 7,273.41,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은 1.64% 오른 3,532.32를 각각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날 임시 회의에서 유로존 주변국의 국채금리 급등에 대응해 시장 안정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채권시장의 불안을 다소 완화한 것으로 해석됐다.
유럽 증시에서도 투자자들이 이미 미 연준의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었다는 점 또한 안도 랠리의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와 금리인상 소식으로 크게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3.62달러) 떨어진 115.3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집계하는 주간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2주 연속 증가한 가운데 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으로 향후 원유 수요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관측도 유가 하락의 이유로 제시됐다.
8월 인도분 금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0.3%(6.10달러) 오른 1,819.60달러에 마감됐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40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경기침체가 초래될 가능성에 소폭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화폐 시세는 여전히 부진했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한때 24시간 전과 비교해 10%가량 급락한 2만166달러로 2만달러 선을 위협받았다.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했으나, 4시50분(미 동부시간) 현재 24시간 전보다 2%가량 하락한 2만1천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작년 11월 역대 최고가에서 여전히 70% 가까이 내려간 시세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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