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기념 행사 개최…"성소수자 공격 역겹다"며 공화당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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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소수자(LGBTQ) 자긍심의 달(Pride Month)'인 6월을 맞아 13일(현지시간) 성소수자 인권 증진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성소수자를 초청한 가운데 자긍심의 달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영부인과 부통령 부부는 물론 공개 동성애자인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 행정부와 입법부의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성소수자 청소년의 전환치료에 대한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을 금지하도록 했다.
전환치료란 성소수자 문제를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관점에서 강제로 성 정체성을 바꾸려는 시도를 말한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전환치료에 노출된 청소년의 자살 시도 비율이 2배 더 높다는 결과가 나올 정도로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의 최소 20개 주는 어린이에 대해 전환치료를 금지하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은 연방정부가 성소수자 환자들을 위해 포괄적인 보건의료 접근을 확대하도록 새로운 지침을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또 성소수자 학생들에게 포용적인 학교정책의 표준을 발표하도록 했다.
이번 조처는 텍사스나 플로리다 등 보수적 주지사가 있는 주에서 트렌스젠더의 의료접근을 제한하고 초등학교에서 성적 성향에 관한 토론을 금지하는 등 각종 규제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평가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주 단위의 반(反) LGBTQ 입법과 정책에 대응해 성소수자, 특히 어린이를 지원하기 위해 행정명령을 발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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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긍심(Pride)이 백악관에 되살아났다"며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성소수자가 고위직을 포함해 행정부에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보수 성향 주에 300건의 차별적 법안이 있다면서 "나는 가족과 자유를 공격하는 '울트라 마가' 의제에 관해 여러분에게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로, 바이든 대통령은 극우 성향의 정책을 비판할 때 종종 이 말을 사용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렌스젠더와 유색인종에 대한 계속된 공격을 포함해 공동체에 대한 폭력적 공격은 역겨운 일로서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의회가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기반한 차별을 금지하는 '평등법'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이 법안은 지난해 하원에서 처리됐지만 여야 동수인 상원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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