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흑해서 기뢰 없는 곳에 안전항로 개설" 제안

입력 2022-06-16 13:41   수정 2022-06-16 19:32

터키 "흑해서 기뢰 없는 곳에 안전항로 개설" 제안
기뢰 제거 둘러싼 우크라-러 대치 속 절충안…러 "항로 개설은 우크라 몫"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우크라이나 흑해 봉쇄가 계속되면서 곡물 수출이 막힌 가운데 터키가 기뢰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 안전한 항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오데사항의 기뢰를 제거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기뢰가 없는 지역에 안전한 항로를 개설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뢰의 위치를 알고 있기에 오데사항을 포함한 3개 항에 안전 항로를 개설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기뢰를 제거하지 않고도 무역선이 항구를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유엔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위해 해상 통로를 마련하자는 제안을 구체화한 내용이다.
해상 봉쇄 상황을 풀려면 흑해에 설치한 기뢰를 먼저 제거하라고 요구하는 러시아와, 러시아의 공격을 우려해 버티는 우크라이나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내놓은 절충안인 셈이다.
중재자를 자처한 터키는 유엔과 함께 흑해의 수출항로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 왔다.
러시아는 터키의 제안을 시행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달려있다며 책임을 넘겼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는 안전한 항로를 개설해야 할 책임은 없지만, 항로가 개설되면 안전한 통행은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살포한 기뢰를 (직접) 제거하거나, 기뢰가 설치된 지역을 돌아서 통행할 수 있는 항로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흑해 연안의 항구를 봉쇄하자 자국 내 최대 물동항인 오데사를 보호하기 위해 연안에 대규모 기뢰를 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흑해 수출길이 막히면서 곡물 2천500만t이 묶였고, 이에 국제 곡물값이 폭등하면서 아프리카와 중동 중심으로 식량 공급난이 심화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유엔은 터키 당국과 이 사안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사안이 진척되려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dind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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