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강보합…원/달러 환율 소폭 상승, 국채금리 대체로 상승
한미 금리 역전 임박에 한은, 연내 4회 연속 인상·빅스텝 가능성
이창용 총재 빅스텝 질문에 "금통위까지 3∼4주 시장 반응 보고 결정"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한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초강수를 뒀으나 이를 예상했던 국내시장은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불안 요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6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모처럼 상승했지만 오름세가 크지 않았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3포인트(0.16%) 오른 2,451.41에 마쳐 지난 7일부터 시작된 7거래일간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외국인이 열흘 만에 매도세를 멈추고 1천468억원을 순매수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28포인트(1.40%) 오른 2,481.66으로 개장해 장 초반 한때 2,500.36까지 오르며 잠시 2,500선 회복했지만, 장중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 불안심리가 진정되면서 코스피는 2,500선까지 회복을 시도했으나 오전 미국 국채 금리가 재차 상승세를 기록하고 오후에는 미국 시간외 선물이 하락하는 과정에서 상승 폭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4포인트(0.34%) 오른 802.15에 마감, 전날 깨졌던 800선을 회복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3.54포인트(1.69%) 오른 812.95 개장해 장중 한때 822.31까지 올랐으나 상승 폭을 줄여 800대에 '턱걸이'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개장 직후 1,277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장중 미 국채 금리 및 달러 상승에 낙폭을 축소하면서 전 거래일보다 4.9원 내린 1,285.6원에 마감했다. 6거래일 만의 하락이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는 10년물 국채금리만 내리고 나머지는 상승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2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728%에 마쳤다. 2011년 4월 14일(3.73%) 이후 11년 2개월 만의 최고치였다.
미국 연준이 이번 FOMC 정례회의에서 시장이 예상한 대로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자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
금리 결정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었지만 시장에 이미 반영된데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연준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은 전 세계 금리 인상 움직임과 경기 위축 가능성에 반등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종빈 메리츠증권[008560] 연구원은 "단기 안도감의 지속 가능성은 의문"이라며 "국내 경기 등에서 크게 반전될 요소가 없어 당장 'V자 반등'을 점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반영됐던 고강도 긴축 가능성을 연준이 대부분 수용해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7월 75bp 인상 가능성과 긴축 강도가 연말까지 강해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점은 여전히 불안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하건형·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제부터 연말 3.5%까지의 금리 인상을 소화해야 해 아직도 175bp의 인상 폭이 남았다"며 "이 과정에서 중단기 금리의 추가 오름세가 불가피하고 7월 전후 금리 변동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 축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말까지 남은 네 차례(7·8·10·11월)의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한국 전망 보고서에서 "한은 금통위가 올해 네 차례 연속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고 JP모건은 전날 보고서에서 "한은이 7월 빅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와 금융당국도 연준의 FOMC 회의 결고 발표 이후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앞으로 긴축 가속화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불안심리가 확산하지 않도록 공동 대응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회의 후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회의(통화정책결정회의 7월 14일)까지 3∼4주 남아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시장 반응을 보고 (기준금리 인상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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