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은 회원국 간 채권금리 차이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면 새로 만들고 있는 위기 대응 장치를 곧바로 가동할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회담에서 비이성적인 시장 움직임이 회원국에 압력으로 작용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새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로존 회원국 간 채권금리 격차 수준 또는 격차 확대 속도가 일정 수준을 넘길 경우 ECB가 마련한 시장 지원 수단인 파편화 금지 장치를 작동할 것이라면서 채권 가격 안정에 대한 ECB의 의지는 단호하다고 강조했다.
또 ECB의 통화정책이 유로존에서 이행될 수 있도록 파편화 위협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면서 ECB의 이런 의지를 의심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전날 ECB는 기존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만기 도래 채권을 유연한 방식으로 재투자하고, 회원국 간 국채 금리 격차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유로존 파편화 금지 장치를 신속히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주 ECB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뒤 국가 부채가 많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그리스 등의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제기된 일부 회원국의 국가 부채 위기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다.
ECB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유럽 각국의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 가운데 부채가 많은 일부 회원국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회원국 간 국채 금리 격차가 코로나19 이후 최대로 벌어지는 등 시장이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3일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가 4%를 넘기면서 유럽 금융시장의 스트레스 지표로 간주되는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 금리 차이가 2020년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ECB는 지난 9일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방침"이며 "9월에도 재차 기준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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