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영토양보 두고 영 "전투가 우선" vs 프 "결단 필요할듯"

입력 2022-06-17 11:03   수정 2022-06-17 14:37

우크라 영토양보 두고 영 "전투가 우선" vs 프 "결단 필요할듯"
마크롱 타협중재 자처…독일 계속 입장표명 자제
영 국방 "무기부터 보내라" 프·독 미온적 태도에 눈총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적 대응전략을 두고 서방의 주요 국가들이 미묘한 온도차를 노출하고 있다.
견해차는 종전을 위해 우크라이나 영토의 일부를 러시아에 넘기는 등 타협 가능성을 둘러싼 불협화음에서 감지된다.
영국과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영토 수복' 의지를 지지하지만 에너지 수급 차질 등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는 프랑스와 독일은 미온적이다.
로이터·dpa 통신 등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독일·이탈리아 정상과 함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가 우크라이나 종전협상을 위한 중재자가 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키이우 현지에서 프랑스 TF1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인도주의적 쟁점, 수감자 보호, 식량 안보 등을 논의하고 해결책을 찾겠다면서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겠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이 일을 투명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적 양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우크라이나가 인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시점에서는 군사적 승리나 협상이 있어야 한다면서 영토에 대한 어떤 결정이나 양보는 우크라이나 지도부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종전을 위한 외교적 통로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러시아에 굴욕감을 줘서는 안 된다'고 한 발언이 우크라이나의 반발을 산 것을 의식해서인지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편"이라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접점을 찾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방향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미온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온 독일도 우크라이나가 이쯤에서 동부 영토를 양보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비롯해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의 상당 부분을 점령한 상태로 머지않아 돈바스 전체를 장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무기와 탄약이 고갈되가는 상황에서 열세를 보이면서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 서방으로서도 추가지원에 대한 심층적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이와 관련한 뚜렷한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어 출구전략을 염두에 두고 눈치를 보느라 함구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뒤따른다.
강경 대응을 촉구하고 있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최근 "숄츠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계속 대화를 하고 있다는 점은 놀랍다"면서 "이는 아무 소용이 없을뿐더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자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효과밖에 안 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와 대화한 사람이 있었느냐"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반대로 영국은 같은 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협상의 방식과 수준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기 이상의 벨기에산 장거리 자주포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발표하면서 "어떤 관점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협상을 할 때 우크라이나 머리에 총부리가 겨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즉각적인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월리스 장관이 프랑스와 독일에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도 최근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달려 있다"고 말했지만 결정을 강요당하지 않도록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 14일 언론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들로부터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빼앗으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 권리(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강하게 지지하고, 우크라이나인들이 가장 이익이 되는 것을 결정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방이 전쟁에 지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전쟁의 목표를 여전히 완전한 영토 수복으로 제시하며, 서방에 추가적인 지원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그는 이날 프랑스·독일·이탈리아 정상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루거나 연기된 매일의 결정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인을 죽이거나 도시를 파괴할 기회를 준다"며 "더 강력한 무기를 받을수록 우리가 더 빠르게 국민과 땅을 해방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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