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단기복무제 도입 발표에 반발…경찰, 최루탄·경고사격 대응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군이 단기 복무제를 도입하는 등 모병제를 개편하자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 인도 젊은이들이 열차를 불태우며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다.
17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전날 인도 북부 비하르주, 하리아나주, 우타르프라데시주 등 여러 곳에서는 군 모병제 개편에 항의하는 시위가 거세게 일었다.
비하르주에서는 시위대가 열차 4량을 불태웠고 철로와 도로를 막기도 했다.
하리아나주에서는 흥분한 시위대가 관공서와 정부 관리의 주택에 돌을 던지며 공격하기도 했다.
당국은 비하르주에만 2만5천명의 경찰을 긴급 투입하는 등 소요 진압에 나섰다.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이 최루탄 발포와 함께 경고 사격까지 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다만,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당국은 하리아나주 팔왈 지역의 모바일 인터넷을 차단하는 등 시위가 더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애썼다.
이번 시위는 인도군의 모병제 개편으로 촉발됐다.
앞서 인도군은 17.6세부터 21세의 젊은이를 대상으로 4년 복무기간의 사병 모병제를 도입하겠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이들에게는 연금 혜택이 없으며 복무 기간을 마친 후 75%는 제대해야 한다.
140만명으로 추산되는 인도군 현역 병력은 현재 장기 복무제를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최대 35년 이상 근무할 수 있다. 일정 기간을 채운 이에게는 연금 혜택도 주어진다.
이 때문에 실업난이 심각한 인도에서는 군인이 인기 직종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번 모병제 개편으로 인해 젊은이들은 장기 근무 기회가 크게 줄어들게 됐다는 점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비하르주의 한 젊은이는 ANI통신에 "4년이 지나고 나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며 "복무 후에는 노숙자 신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퇴역 군인과 야권도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야권 지도자 라훌 간디는 "정부는 이 나라의 젊은 실업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계 반발이 심해지자 인도 정부는 전날 오후 올해에 한 해 모병 대상자의 나이 상한을 21세에서 23세로 올리겠다고 밝히는 등 민심 수습에 나섰다.
한편, 인도에서는 지난 1월에도 취업 준비생들이 철도공사 입사 시험에 불공정한 면이 있다며 열차를 불태우는 등 격렬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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