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베리아 가스관 통한 도입 물량 늘리면 서방 대러 제재 타격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중국과 러시아 간에 천연가스 거래가 확대될 수 있는 세부 협정이 체결됐다고 중국 관영지인 글로벌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양국간 가스 거래가 확대되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산 에너지 수출을 줄이려는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의 효과는 그만큼 희석될 수 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 유한공사(CNPC) 황융장 부총경리는 17일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과 영상으로 회의를 하고 극동 가스 공급 프로젝트 관련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협정서에 서명했다.
협정의 상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에 가스관을 통해 진행해온 에너지 교역의 용량을 확대하는 내용의 협정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측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 '차얀다 가스전'에서 중국으로 이어지는 길이 2천㎞ 이상의 '시베리아의힘-1' 가스관을 통해 2019년 12월부터 중국에 가스를 공급했다. 공급 규모는 작년 530억㎥까지 늘어났다.
중국국제문제연구소 리즈궈 선임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중·러 양측이 작년에 뜻을 모은 극동 에너지 사업을 실현 가능한 세부 사항과 함께 구체화한 것이 이번 협정의 골자라고 소개했다.
현대중러지역경제연구원 쑹쿠이 원장은 "양국 대기업 간에 가스 공급 기술협정이 체결되면서 공급과 가격이 보다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으로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현재 천연가스 소비량의 약 45%를 러시아, 미얀마, 중앙아시아, 호주, 카타르 등에서 수입한다. 특히 미국의 맹방으로 중국과 긴장 관계인 호주에서 도입하는 물량이 중국 천연가스 수입량의 거의 절반에 달한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지정학적 안보 문제로 중국의 가스 수입이 크게 영향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러간 가스 교역 확대는 치열한 미·중 경쟁에 직면한 중국엔 의미있는 에너지 위험 분산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액은 3천340억여 위안(약 64조 원)으로 전년 대비 47.4% 증가했다.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은 작년 중국의 전체 대러시아 수입액의 65.3%를 차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시기가 겹치는 올해 1∼5월 러시아는 대중국 가스 수출을 작년 동기 대비 67% 이상 늘렸다고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레르 사장이 16일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에 맞서 유럽행 가스 수출을 줄이는 러시아는 최근 자국 통화인 루블화로 가스 대금을 결제하라는 요구를 거부한 유럽 국가들에 대한 가스 공급을 아예 중단·출소하면서 중국으로의 가스 수출은 늘리는 양상이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 기업들은 15일부터 진행중인 연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계기에 식품과 기타 생필품 교역에 대한 많은 협력 각서에 서명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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