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군용기가 하루가 멀다하고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하고 있다.
대만 언론매체들은 중국 군용기의 잇따른 대만 방공식별구역 진입을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들기 위한 '회색지대 전술'(gray zone tactics)로 해석하고 있다.
20일 대만 영자지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젠(殲·J)-16 전투기 2대와 Y-8 대잠 초계기 1대가 지난 18일 대만 남서쪽 ADIZ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대만군은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경고 방송을 하는 한편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것은 6월 들어 모두 7번째다.
기종별로 보면 전투기 7대, 정찰기 4대 등 모두 11대라고 타이완뉴스는 전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과는 다르지만, 이곳에 진입하려는 타국의 군용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과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해야 한다.
중국은 2020년 9월 이후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끊임없이 군용기를 진입시키고 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해에는 239일 동안 961대의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시켰다.
중국 군용기가 주로 침범하는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은 남서쪽 코너 부근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잇따라 군용기를 진입시키는 것을 회색지대 전술로 해석하고 있다.
회색지대 전술은 안보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무력 대신에 지속해서 간접적인 군사행동을 취함으로써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드는 전술이다.
이 전술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민간을 활용해 도발하는 전술을 지칭하기도 한다.
중국은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집권한 2016년 5월 이후 대만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 방식을 적용해 양안 통일을 달성하려 하지만, 차이 총통은 이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다.
차이 총통은 지난 10일에도 '민주주의동맹 재단' 주최 '코펜하겐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해 "우크라이나처럼 대만도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의 압박에 맞선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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