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도 받은 세계적 장학제도…노동운동 위해 바리스타로 입사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최근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노동조합 결성'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의 노조 결성 움직임을 주도한 20대 여성의 '이색 경력'이 눈길을 끈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기사에서 반세기 동안 이어진 스타벅스의 '무노조 경영'을 깨고 미 뉴욕주 버펄로 매장 첫 노조 설립을 주도한 25살 재즈 브리색을 조명했다.
브리색은 2018년 미 미시시피대 재학 중 로즈 장학금을 수여한 미국인 32명 가운데 이름을 올렸다. 미시시피대 여학생으로는 첫 사례이기도 했다고 당시 외신들은 전했다.
로즈장학제도는 1902년 영국 사업가이자 정치가 세실 로즈의 유언에 따라 옥스퍼드대학교에 설립된 세계적인 장학프로그램으로,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도 받는 등 '인재 등용문'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앞날이 보장되는 로즈 장학생으로 선정된 브리색이 이후 선택한 직업은 미 버펄로 지역의 노동자연맹(WU) 소속 활동가였다고 NYT는 전했다.
여기에 제2의 직업으로서 스타벅스 바리스타로 입사했다고 한다.
브리색의 WU 동료는 "그녀의 철학은 (스타벅스에) 취직해 노조를 결성하는 것이었다. 그 업계에 대해 알고 싶어 했다"고 회상했다.
브리색이 2020년 하반기 스타벅스에 처음 합류했을 때만 해도 미국 내 9천개 매장 중 노조는 전무했다.
브리색은 스타벅스에 취업한 지 수개월만에 동료들과 노조 설립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 결과 브리색이 일하는 버펄로 매장에서 작년 12월 첫 노조가 설립된 이후 노조 결성 움직임이 본격 확산했다. 현재까지 150개가 넘는 매장이 노조 결성을 하기로 투표를 마쳤고, 270여개 이상 매장은 투표를 앞두고 있다.
회사 측은 브리색 등 '외부인'이 회사에 들어와 회사에 해를 입히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미국 내의 소위 '엘리트'로 통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노조 활동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탄력을 더 받은 측면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브리색 또래들은 1980~1990년대 시행된 시장중심적인 정부 정책에 반감을 품고 있으며 노조 활동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브리색과 그 또래의 젊은 층들 사이의 이같은 움직임이 아직까지 기업의 최고 경영층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건 과제라고 짚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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