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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의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으로 중국 신장 지역에 면화 재고가 330만t 이상 쌓여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전했다.
해당 법은 오는 22일에야 발효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서명한 후 곧바로 중국 면화 산업을 강타했다.
신장 지역 한 방적공장 주인은 SCMP에 "신장 면화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면화였으나 이제는 가장 싼 면화가 됐고 그럼에도 여전히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면화 1t을 팔 때마다 2천 위안(약 38만원)씩 손해를 본다"며 "해외 시장을 노리는 고객들은 이제 더 이상 신장 면화를 사용할 엄두를 내지 않기에 구매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SCMP는 지난달 말 현재 신장에 재고로 쌓여있는 면화 330만t은 지난해 가을 수확한 분량의 절반 이상이며 평년 재고량보다 100만t 이상 많은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면화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장의 면화 생산량은 527만t으로 중국 전체 생산량의 91%를 차지했다.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은 미국 땅에 신장 제품이 수입되지 못 하게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신장에서 제조되는 상품을 강제노동의 산물로 전제하는 일응추정(rebuttable presumption·반박해 증명하지 않으면 사실이라고 전제)의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완성제품만 수입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신장의 원료, 반제품, 노동력을 '부분적으로' 활용한 제품도 수입 금지 대상으로 규정한다.
해당 법이 신장 지역을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파장이 훨씬 큰 이유다.
신장 지역 면화 업자들이 직접 수출하는 물량은 많지 않다. 대부분 중국 내에서 소비된다. 의류, 섬유 업체들이 신장 면화를 구매해 가공, 수출해왔다.
이제 미국과 계속 거래하려는 의류 수출 업체들은 다른 지역 면화를 구매해야 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후 수입 면화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윤을 내기가 어려워졌다.
베이징의 면화 컨설팅 회사가 이달 초 발간한 보고서는 "일부 중국 회사들은 주문이 30% 줄어들었다. 일부 미국 주요 의류 브랜드는 더 이상 중국에 발주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밝혔다.
무역 중개업자 타오징저우 씨는 "해당 법은 이론적으로 미국으로의 수출에만 적용되지만 해외 의류 브랜드 모두가 미국과 거래를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해당 법의 확대 적용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의 의류 수출은 3천억 달러(약 389조원) 규모로 중국 전체 수출의 10%에 가깝다. 반면 중국 의류에 필요한 재료 수입은 300억∼400억 달러 규모에 불과했다.
하지만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으로 의류 수출업체들이 면화를 해외에서 조달하게 되면 이윤이 줄어들어 많은 의류업체가 생산을 줄이거나 문을 닫을 수 있다고 공급망 전문가 류카이밍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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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면화와 달리 신장의 폴리실리콘 산업은 아직 건재하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발전 패널 원료다. 지난해 중국의 폴리실리콘 생산량은 전세계 생산량의 75.3%를 차지했고 그중 절반 가량이 신장 지역에서 생산됐다.
중국 최대 태양광 패널 관계자는 SCMP에 "신장에서 생산된 폴리실리콘의 적은 부분만이 미국에 수출되며, 폴리실리콘 산업에서는 원자재 공급업자가 우위를 점하고 있어 이 흐름은 최소 3∼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의 시장 분석가 데니스 입은 "미국 태양광 산업이 여전히 중국으로부터의 공급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중국 업체들이 신장 바깥 지역에 새로운 생산 시설을 짓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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