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호텔에 한해 허용하자 정치권 일각·주류협회 "다 풀자"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정부가 2년여의 코로나19 사태로 막대한 충격을 입은 관광업을 되살리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가운데, 오후 2시∼5시 주류판매 금지 조치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태국 정부 코로나19 상황관리센터(CCSA)는 지난 17일 회의를 열고 해외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호텔에 한해 내달 1일부터 오후 2∼5시에도 술을 팔 수 있도록 했다.
현재 태국에서는 법에 따라 오후 2∼5시에는 식당이건 슈퍼마켓이건 간에 어디에서든지 술을 판매할 수 없다.
이번 '해제 조치'에 대해 피팟 랏차낏쁘라깐 태국 관광체육부장관은 "관광객들이 호텔에서 쉬는데 갑자기 오후 2∼5시에는 술을 살 수 없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생각해 보라"면서 "틀림없이 태국의 (관광대국) 명성에 흠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피팟 장관은 "이번 조치는 호텔에만 적용된다. 호텔에 관광객들이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음식점 또는 관광지는 주지사가 내무부와 협의한 뒤에 관련한 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여 확대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러자 이번 기회에 어느 곳에서건 오후 2∼5시라도 술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 등 일각에서 나왔다.
야당인 끌라당의 아따윗 수완나빡디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아시아·태평양 국제 주류연합(APISWA) 회의에 참석한 뒤 '주류규제법' 개정을 촉구했다고 일간 방콕포스트가 보도했다.
아따윗 사무총장은 "태국은 연간 약 4천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국가지만, 지난 1972년 이후로 오후 2∼5시 술판매 금지법이 존재해 왔다"면서 "이 법은 술 취한 공무원은 생산적으로 일하지 못할 거라는 낡은 이유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 어떤 나라도 술 판매 시간을 제한하지 않는다며, 코로나19로 이미 타격을 받은 관광업계에 여전히 걸림돌이 되는 만큼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달 1일부터 술집 등 유흥업소 영업시간이 오전 2시로 연장되는 상황과도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타나꼰 쿱타찟 태국 주류사업협회 경영 고문도 태국 전역의 관광업이 되살아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오후 2∼5시 주류 판매 금지 제도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나꼰 고문은 주류규제법 때문에 사람들이 이 시간에 술을 안 사지는 않을 거라며, 차라리 당국은 20세 미만에게 술을 팔지 않도록 하는데 더 신경써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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