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대상이 된 아프가니스탄 내 시크교도와 힌두교도의 탈출 지원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와 아프간 매체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지난 18일 오후 아프간인 시크교도와 힌두교도 111명에 대해 e비자를 긴급 발급해줬다.
인도 정부는 e비자 추가 발급을 위해 다른 60명에 대해서도 발급 심사 중이다.
한 아프간 시크교도는 전날 "우리의 인도 비자 발급 신청이 오랫동안 계류 중이었는데 어젯밤 e비자를 받았다"며 "가족 가운데 3명의 비자는 아직 계류 중인데 23일까지는 발급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도 당국 관계자는 e비자가 있으면 시크교도와 힌두교도가 아프간에서 더 쉽게 떠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들은 테러 위협 때문에 큰 위험에 직면한 상태"라고 밝혔다.
인도 당국의 비자 발급은 18일 오전 카불 시크교 사원에 대한 테러 발생 직후 진행됐다.
이번 테러는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했으며 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IS 조직원이 사원으로 진입, 탈레반 대원과 격렬한 총격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2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IS는 이후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인도 집권당 인사의) 모욕성 발언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가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말 인도 집권당 인도국민당(BJP) 대변인은 TV 토론에서 무함마드에 대한 모욕성 발언을 했고 이후 전 세계 이슬람 국가에서 격렬한 항의와 시위가 이어졌다.
이슬람권에서는 무함마드를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것에 대해 신성모독으로 여기며 엄격히 금할 정도로 민감하게 여긴다.
IS는 시크교도와 힌두교도를 이교도라며 공격해왔으며, 시아파의 금요 예배를 겨냥한 모스크 테러도 반복해서 저질렀다.
힌두교와 이슬람 사상의 영향을 받은 시크교는 인도 북부 펀자브 지역을 중심으로 퍼져있다.
아프간의 시크교 신자 수는 1970년대 50만명에 이르렀지만, 지속된 공격과 탄압으로 지금은 200명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힌두교도 역시 인도에서는 인구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많지만 아프간 내 신도 수는 역시 극소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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