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정부가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자력 산업 생태계 강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정책 방향을 재확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새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 수립과 관련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산업부는 에너지 안보와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원전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해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를 위해 먼저 한울 3·4호기의 건설을 조속히 재개하고 안전성을 전제로 운영 허가 만료 원전의 계속 운전 등으로 원전 비중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계속운전 신청 기한을 수명 만료일 2~5년 전에서 5~10년 전으로 변경해 가동중단 기간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한다는 목표로 원전수출전략추진단을 가동하고 원전 협력 외교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원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독자적인 소형모듈원자로(SMR) 노형을 개발하고 제4세대 원자로, 핵융합, 원전 연계 수소생산 등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한다.
방사성폐기물 관리를 위해서는 고준위 방폐물 처분 관련 절차·방식·일정 등을 규정한 특별법을 마련하고 콘트롤타워로 국무총리 산하에 전담 조직 신설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에너지 믹스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자원 안보의 범위를 수소와 핵심 광물로 확대하고 태양광과 풍력 산업을 고도화하기 위해 4차산업 기술과 연계한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도 나선다.
또한 에너지 관련 규제 체계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경쟁과 시장 원칙에 기반한 전력시장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탄소중립 정책과 관련해선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준수하되 부문별로 현실적인 감축 수단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공청회는 일부 환경단체가 고성을 지르며 원전 정책에 항의하면서 약 5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환경단체인 기후정의동맹 관계자들은 '에너지 민영화 계획 철회하라', '핵발전은 대안이 아니다. 공공 재생에너지로 기후정의 실현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 올리며 반대 시위를 했다.
패널 토론에서도 원전 산업 강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화력 발전은 그대로 두고 원전을 확대하는 만큼의 재생에너지를 줄이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인데 기후위기 속에서 옳은 방향이 아니라고 본다"며 "원전 확대 정책을 추진하기에 앞서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숙의와 사회적 합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석탄 발전을 줄이지 못하는 원전 확대는 탄소중립을 위한 (형식적인) 구호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탈석탄 과제를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원 가격 급등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전영환 홍익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SMP(전력도매가격)에 의한 전력시장 제도는 분명히 개선이 필요하다. SMP 상한제는 궁극적인 대안이 되기 힘들다"며 "전력시장에 대한 시장경제의 복원 없이 에너지 공급 체계를 효과적으로 가져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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