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상 수상자 "영국 노동시장 상황 1970년대보다 더 나빠"

입력 2022-06-2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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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상 수상자 "영국 노동시장 상황 1970년대보다 더 나빠"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노동시장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가 영국의 노동시장 상황이 1970년대보다 더 나쁘다고 평가했다.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학(LSE) 교수는 21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현재 영국 노동시장이 자신이 지켜본 가장 어려운 시기와 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철도 노동자들이 30여년 만에 최대 규모의 파업에 나선 데 이어 교사나 간호사 등 다른 업종 노동자들도 극심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견디지 못해 단체 행동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노동시장에 더 큰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1970년대보다 더 나쁘다"며 업무 자동화를 야기하는 신기술을 그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게다가 영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식료품과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물가 급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인플레이션의 '2차 효과'가 장기적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점점 높아져서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고조→임금 인상→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아직은 없지만,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이 예측하는 물가 상승률과 일치하거나 그에 근접한 수준으로 임금이 인상되면 이런 악순환에 매우 가까워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만약 이런 악순환이 발생하면 "인플레이션을 없애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에서 발생하는 고통을 피할 수는 없다며 이런 고통을 경제 전반으로 분산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영국엔 "노조가 강한 분야가 많지 않다"며 "제조업 전체가 파업을 벌이던 1970년대와 같이 거대한 국유 산업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강한 노조를 가진 근로자들이 인플레이션 같은 외부 충격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받고 그 부담은 다른 사람들이 지게 하는 식은 안 된다고 밝혔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2010년 경제정책이 실업에 미치는 영향 등 노동시장을 연구한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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